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어머니 권유로 시작한 국제백신연구소(IVI) 봉사와 인턴 경험이 미국 치과대학 진학에 큰 도움이 됐어요."
임진훈 군(19)은 지난 7일 아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 명문 치대에 합격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임군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퍼시픽대(UOP)에 입학했다. 100여명의 치대 신입생 중 한국 유학생은 임군을 포함해 2명뿐이었다. 그만큼 유학생에게 문호가 좁은 곳이지만 임군은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성적이 우수할 뿐 아니라 중학생 때부터 IVI에서 봉사를 하고, 입시가 코앞인 고3 때 인턴십을 한 게 입시 담당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입학지원서에 6년간의 IVI 활동을 자세히 적었는데, 이 점이 다른 수험생들과 차별되는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임군은 말했다.
임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12년부터 IVI의 음악 후원단체인 '이상희&프렌즈'에서 바이올린 연주봉사를 하고 있다. IVI(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설립을 주도한 비영리 국제기구다. 개발도상국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안전하고 저렴한 백신 개발·보급을 목표로 1997년 서울에 세워졌다.
봉사는 어머니 신은주 씨(46)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첼리스트인 신씨는 주한 미연합봉사기구(USO)·미국 '소네트앙상블' 등에서 활동하며 국내외에서 꾸준히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연주자다. 그는 아들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길 바랐다.
임군은 후원 활동도 열심히 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지만 거리는 문제 되지 않았다. 2013년에는 IVI의 최연소 후원회원이 됐다. 같은 해 크리스티앙 루끄 당시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전 세계 외교관들 앞에서 백신의 중요성을 알리는 연설을 했다.
'치과의사'가 장래희망이 된 것도 이때다. 신씨는 "반에서 중간 정도였던 성적이 목표가 생기자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임군은 고교 졸업 때 성적 우수학생에게 주어지는 버락 오마바 대통령상을 받았다.
임군의 봉사 계획은 더 커졌다. 개도국 어린이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하는 게 목표다. 어머니와 함께 이들을 도울 자선음악회 무대에도 오르고 싶다. "IVI를 통해 개도국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알게 됐어요.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는 데 보탬이 될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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