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은행과 국내 연구기관들의 경제 전망 자료를 보면, 올해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800억 달러대 초·중반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 흑자는 909억1000만 달러(잠정)다.
한은은 지난 13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810억 달러로 지난해 (전망치 985억 달러)보다 175억 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서비스수지의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여행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운송수지가 부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연간 경상수지는 2014년 843억7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800억 달러대에 머무르게 된다.
앞서 경상수지 흑자는 2015년 저유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인 1059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800억 달러대 초·중반으로 잡았다.
KDI가 857억 달러, LG경제연구원이 859억 달러를 각각 제시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830억 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치는 903억 달러로 비교적 높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00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이란 예상은 국제유가 변동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평균 41.41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등으로 배럴당 50달러대 초·중반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액이 20% 이상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원유 및 석유제품의 수입물량이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3배 수준으로 많아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 등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도 경상수지 감소 폭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자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비해 대미(對美)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국산 원자재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에서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의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미국을 상대로 330억3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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