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롯데제과 주식 4만주를 매입한 것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쇄신안을 통해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해소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제과 보통주 4만180주를 4일에 걸쳐 장내매수했다. 신 회장은 23일과 24일 각각 1만주, 25일에 9100주, 26일에 1만1080주를 사들였다. 지분매입에 사용된 금액은 80억원 상당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지분은 당초 8.78에서 9.07%로 늘어났다. 보유 주식은 128만8680주다.
신 회장이 롯데제과의 지분을 사들인 것에 관해서는 지주회사 체제의 전환 속도를 높여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현재 진행되는 특검 수사의 칼날과 이를 틈타 간헐적으로 전개되는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에서 정점에 위치한 계열사다. 롯데제과가 보유한 지분을 살펴보면 롯데칠성음료(18.33%), 롯데푸드(9.32%), 롯데쇼핑(7.86%), 롯데리아(13.59%), 롯데정보통신(6.12%), 코리아세븐(16.50%), 롯데자산개발(7.19%)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의 모태이기도 한 롯데제과는 호텔롯데에 이어 사실상 중간 지주사인 셈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부터 순환출자 구조를 꾸준히 줄여오고 있다. 과거 400여개의 순환출자 구조가 현재는 67개만 남은 상태다. 그 중 롯데제과는 순환출자 고리 54개를 가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 신 회장은 대홍기획이 가진 롯데제과의 지분도 매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홍기획은 롯데제과가 가진 순환출자에 모두 개입돼 있으며 총 60개의 순환출자 구조에 엮여있다.
신 회장은 이번 롯데제과의 지분 매입으로 9.07%의 지분을 보유, 아버지 신격호 (6.83%)와 형 신동주(3.96%)가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율 합산 10.79%에 상당히 근접했다. 앞으로 타 계열사가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면 조만간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여유자금이 조금 있어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롯데제과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안다”며 “롯데그룹은 장기적으로 순환출자를 전부 끊고 지주회사로 갈 계획이며,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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