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밥상물가 고공행진에 지갑열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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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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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질병과 최순실 사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도 널뛰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도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등 각종 경제 지표상에서 물가 상승세는 뚜렷해졌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가계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보이며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서민들은 지갑을 닫았다.

올해 한국은 저성장·고물가를 유지하며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저성장-저물가 구조에서 저성장-고물가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그래픽=임이슬 기자]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0%로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AI에 따른 '계란 대란' 여파가 반영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가 뛰었고 유가 반등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계란 값은 1년 전보다 61.9% 뛰었다. 전달(8.7%) 상승 폭보다 7배나 확대됐다. 무(113.0%), 배추(78.8%), 당근(125.3%), 토마토(37%) 등 신선채소 가격도 급등했다.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서며 석유류 가격이 전년보다 8.4% 올랐다. 석유류 가격이 뛰면서 교통, 공업제품 등 관련 물가도 줄줄이 올랐다.

교통은 3.8% 뛰면서 2012년 6월 4.2% 이후 인상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1% 이하 상승률을 보이던 공업제품도 1.6%나 상승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도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1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0.79로 전월(99.97)에 비해 0.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100.33)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은 올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반까지 40달러대를 유지하던 국제 유가는 하반기에 50달러를 상회했고 올해말에는 50달러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옥수수, 소맥,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2.7% 보다 낮은 2.3%로 전망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수요부진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기업의 투자 확대, 가계의 소비여력 확충, 소비 진작의 정확한 타게팅 등 유효수요 창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투자여건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고,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들의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적극적인 일자리 매칭 서비스 등 고용서비스의 질적 제고에도 주력해야 한다"며 "소비성향이 높은 1인 가구, 규모 자체가 높은 고소득층의 소비 유도 등으로 소비회복을 위한 정책의 방향성 전환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어 "경기상황에 맞는 재정정책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을 고조시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유효수요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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