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촛불집회/영상] 朴대통령 취임 4년, 촛불 든 野·태극기 든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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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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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특검 수사 종료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을 코앞에 둔 주말인 25일, 광장에서 다시 촛불이 타올랐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4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도 시민들과 함께 '탄핵 인용, 특검 연장'을 외쳤다. 반면 여권의 일부 정치인들은 맞불 성격으로 열린 일명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 광화문 광장 찾은 野 대선주자들, '탄핵 인용' 외쳐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7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범국민대회'에는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와 이 시장,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 각 정당의 지도부도 동행했다.

대권 도전을 접고 불출마를 택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본회의 직전 참석해 민주당 지도부 및 문 전 대표와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 모습을 본 일부 시민들은 "박원순 파이팅!"을 외치며 박 시장을 반겼다.

본 행사 전 시민들과 만난 이 시장은 "황교안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이고, 수사 대상에 황교안도 포함된다"면서 "황교안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피하기 위해 특별검사 연장을 거부하는 것이 99%다, 국회가 특검연장법안을 직권상정해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단에 오른 그는 "헌재에 압력을 넣는 게 아니라 헌재에 주인의 이름으로, 국민의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탄핵이 헌재에서 혹여 기각돼도 승복할 게 아니라 국민이 손잡고 끝까지 싸워서 박근혜를 퇴진시키자"고 주장했다.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에서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표, 최성 고양시장이 나란히 앉아 본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수경 기자]


문 전 대표는 이날 별다른 발언은 없었고 기자들의 질의응답도 생략했다. 그러나 본 행사 전 문 전 대표를 보기 위해 취재진들 사이로 시민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고, 문 전 대표에게 가 사인을 받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는 본 행사 시작 후 1시간 가량 앉아있다가 조용히 자리를 떴다. 앞서 문 전 대표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첩보가 경찰에 접수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날 문 전 대표의 주변 경호인력은 평소보다 강화됐다.

손 의장은 국민의당이 본행사 전 세종로공원에서 연 사전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될 것"이라며 "광장의 민심을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 패권이 또 다른 패권으로 넘어가는 또 다른 패권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저 손학규가 앞장서서 제대로 된 진짜 정권교체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북 전주를 찾은 안희정 충남지사는 전주 관통로 사거리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했다. 이날 안 지사는 전북기자협회 초청 관훈 토론회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구태정치를 확실히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25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 인근에서 열린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왼쪽부터), 윤상현, 조원진 의원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친박계 인사들, 서울역 '태극기 집회' 찾아

반면 촛불집회의 '맞불' 성격으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명 '태극기 집회'에서는 여권 정치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2시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주최한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는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 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조원진, 윤상현, 박대출 의원이 나란히 참석했다. 주최 측은 300만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마이크를 잡고 "정당하게 투표해서 1500만 표 이상으로 당선시킨 우리 박 대통령을 죄 없이 끌어내리려고 한다"면서 "박 대통령을 아무런 증거도 없이 탄핵한 국회의원들을 탄핵하자"고 주장했다.

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수사중인 박영수 특검팀을 겨냥해 "고영태는 조사도 안 하고, 구속도 안 하고, 죄 없는 우리 대통령을 어떻게든지 집어넣으려는 특검을 파면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헌법재판관들이 처음에는 촛불이 무서워 인용을 안 하면 난리 나겠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촛불보다 더 무서운 것(태극기)가 생겼다"면서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할 것을 종용했다.

한편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측은 오후 6시부터 열린 본 행사 참석자가 오후 8시를 기해 100만명을 돌파해 올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차 집회 참가자 수(84만여 명)를 감안하면 크게 늘었다.

추위가 다소 풀린 데다, 특검 수사가 28일 종료를 앞두고 있고 헌재 결정도 3월 초로 예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특검은 수사 연장을 신청한 상태이며, 헌재는 최종 변론기일을 27일로 연기했으나 3월 초 선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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