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 "중국의 산업이 발전하려면 과잉 생산력이 해소돼야 합니다. 강점인 정보기술(IT)융합 산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합니다."
아주경제가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10회 아태금융포럼'에서 캉룽핑(康荣平)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 및 정치연구소 연구원은 '빅뱅 시대 맞은 중국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란 강연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캉룽핑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매년 8~10%대 성장했던 시기에서 최근 6~7%대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다"며 "일부 산업은 이미 생산력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발전을 단계별로 나눠볼 때 중국의 산업발전은 '고통 단계'로 볼 수 있다"며 "노동력 등 생산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고, 일부 제조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부도가 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으로는 철강산업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중국 조강 생산량은 8억 여톤으로 이는 글로벌 조강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잉 생산은 시멘트, 프리머리 알루미늄, 판유리 등 다른 산업군에서도 나타난다"며 "이는 중국 정부가 향후 10년 내에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또 신재생에너지 및 IT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게 캉룽핑 연구원의 견해다. 그는 "중국의 석유 수입 의존도는 60% 이상"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소모율은 세계 평균 이상으로 공기, 물 오염이 심각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며 "전기자동차 등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각종 산업은 중국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고 전했다.
중국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 유형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유엔(UN) 산업 분류표(ISIC) 내 모든 유형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발전 차원에서 보면 중국의 산업 발전은 균일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고급 산업이 적고 대부분은 중하급 산업이 많다는 게 캉룽핑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다양한 산업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IT, 인터넷 등의 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어 기존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내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창업기업은 131개에 달한다"며 "이 중 상당수 기업이 전자상거래, 인터넷금융 관련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국에 투자할 경우 이런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제조업 관련 기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자, 소비재 관련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캉룽핑 연구원은 "중국 기업에 투자할 때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직접도와 제품의 개인화, 두 가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성장 잠재력이 있는 히든 챔피언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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