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우리 경제가 다시 일어서기 위한 새로운 성장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려면 정치, 정부, 산업, 노동, 교육 등 각 부분을 개혁해서 새로운 시장경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학교 초빙 교수는 22일 아주경제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제10회 아태금융포럼'에 참석해 '세계 무역 전쟁과 한국의 경제개혁'을 주제로 특별 강연에 나섰다.
이날 이필상 교수는 세계경제가 무역전쟁으로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러한 무역전쟁의 포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세계무역 전쟁의 총성이 들리고 있다”며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란 무기를 휘두르고, 중국은 중화주의 실현을 목표로 전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으려고 엔저 정책에 나서고, 유럽은 신고립주의를 선언하고 유럽연합 탈퇴가 진행 중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는 대내적으로는 주력산업이 무너지고, 대외적으로는 세계전쟁 속 적대국에 포위된 무역전쟁의 포로 상태다”면서 “한국 경제가 무너지는 게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필상 교수는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과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교류마저 끊으려는 하는 급박한 국면에서 한국이 지닌 무기가 전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실업률, 치솟는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향후 퍼펙트스톰(절대위기)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필상 교수는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정치개혁을 통해서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관료주의를 타파해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면서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기업 중심의 고속성장을 했으나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대기업이 수십개 개열사를 거느리는 황제식 경영으로는 혁신경영이 안 된다”며 “유능한 인재들이 기업을 이끌고 창업과 투자를 하는 지배구조 개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이겨내고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을 꼽았다. 그는 “각 산업이 국제 경쟁력이 있다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환율조작국 지정을 받아도 우리 경제는 끄떡없을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만 있다면 반대로 환율조작국을 지정한 국가에 피해를 돌리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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