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정부 열번 넘는 일자리 대책, 청년 장기실업자·구직단념자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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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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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청년고용대책 점검 및 보완방안

청년 장기실업자와 구직단념자 추이[자료=고용노동부]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청년들 중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와 구직단념자가 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늘어난 구직자가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해 실업률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22일 그동안의 청년고용대책을 점검한 후 낸 진단서다. 정확히 짚었다.

현 정부 들어 열 번이 넘는 일자리 대책을 냈지만, 청년실업률은 2015년 9.2%, 지난해 9.8%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15∼29세 청년 중 구직단념자를 뜻하는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만1600명 늘어난 36만2000명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 시장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한 채 구직마저 포기한 청년, 취업을 해도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에서 1년을 채 견디지 못하고 나와 실업자가 된 청년이 급증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좀먹고 있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현황을 이같이 진단한 뒤 보완대책도 내놨다. 하지만 처방전은 부실했다.

정부 관계자는 “청년의 주된 문제가 결국 일자리인데 일자리 자체가 늘지 않다 보니 정책 체감도가 낮다”며 “6개월 미만의 단기 실업자·구직단념자를 위한 세부적인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고, 앞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 대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2015년 7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지난해 4월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방안', 이날 청년고용 보완대책 등 해마다 상·하반기에 걸쳐 내놨던 대책이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은 결과다.

공공기관 인턴제,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인턴제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고용이 1년 이상 계속 유지돼야 일자리 창출 효과로 볼 수 있다.

이번 보완대책에 따르면 공공기관 채용형 인턴의 경우 최대 근무기간을 5개월에서 7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고용보험을 적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인데, 청년 인턴의 최종 목표는 정규직이다.

정부는 채용형 인턴의 70% 이상을 정규직 전환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의 경우, 2013~2015년 정규직 전환 비율은 90%대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3개월 인턴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탈락하는 비율이 22%,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은 57%로 뚝 떨어졌다.

대상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정규직으로 전환이 돼서도 1년이 안 돼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청년이 많은 탓이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인턴, 파트타임 등 고용이 불안정하고 질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 수만 늘리는 정책은 한계가 있다”며 “단기 근로자, 구직단념자 등 세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고 인턴의 정규직 전환, 일·학습병행제 등 일단 노동시장에 진입한 뒤 일 경험을 쌓아 더 나은 기업, 일자리로 점프할 수 있는 사다리를 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수요자 중심의 일자리 대책을 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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