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화성 정복, 우주 여행 등 대담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기로 유명한 천재 창업가 엘론 머스크(45)가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결합시키겠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엘론 머스크가 바이오 인공지능 벤처기업인 '뉴럴링크(Neuralink)' 출범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럴링크는 ‘뉴럴 레이스(neural lace)’를 집중 연구하는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럴 레이스는 인간의 뇌에 미세한 전극을 이식함으로써 물리적 접촉 없이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머릿속 생각을 컴퓨터에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뇌와 컴퓨터를 결합시켜 기억이나 인지력을 강화할 수 있다.
엘론 머스크는 28일 트위터에 뉴럴링크와 관련한 세부사항은 한두 주 내에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존재론적 위협‘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그는 수퍼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간의 존재가 AI에 잠식당하거나 무용해질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그 대응책으로 뉴럴 레이스를 제시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복스미디어 코드 콘퍼런스에 출연해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게 되면 인간은 판단의 결정권을 AI에 빼앗길 것이고, 결국은 애완 고양이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뉴럴 레이스를 인간 뇌에 삽입함으로써 두뇌를 강화해 AI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뉴럴링크 창업팀에는 원격 조종 연구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트랜스크립틱(Transcriptic)의 창업자 맥스 호닥과 바네사 톨로사 유연 전극 전문가, 뇌 조절 운동 권위자인 필립 사베스 캘리포니아대학 교수 등이 포함됐다. 또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립 때와 마찬가지로 뉴럴링크도 엘론 머스크의 단독 투자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뉴럴링크가 어떤 제품을 생산해낼지 확실치 않지만 WSJ 소식통들은 초기 제품에는 간질이나 심각한 우울증처럼 난치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이식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미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에는 미세전극을 삽입하는 치료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발전된 형태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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