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영국이 지난 44년간 몸담았던 EU에 공식적 탙퇴의사를 통보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 주재 영국대사를 통해 29일 오후 1시26분께(이하 현지시간)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는 6장 분량의 서한을 전달했다.
◆ 메이 총리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순간"…협상안 도출안돼도 자동탈퇴
지난해 6월 국민투표에서 영국 국민이 52% 대 48%로 브렉시트를 선택한 지 9개월 만이다. 리스본조약 50조가 공식적으로 발동되면서 영국과 EU는 향후 2년간 협상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게된다. 2년 이내에 양측이 협상안을 도출해 내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서한을 통해 "공평하고 질서있게 양측에 혼란이 적도록 협상하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서 "가까운 친구로서, 이웃으로서 깊고 특별한 파트너십을 바란다"면서 EU가 영국의 탈퇴에 대해 '징벌적 태도'에서 벗어나길 호소했다. 그는 특히 경제와 안보 협력 분야에서 긴밀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탈퇴 조건들뿐만 아니라 향후 파트너십 조건에도 동의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메이총리는 EU가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탈퇴비용 등 문제와 영-EU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적 협상이 함께 이뤄져야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한 것이다.
이날 메이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브렉시트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모두가 최선의 결과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7개 회원국 정상으로 구성된 EU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향후 브렉시트 협상에서 EU는 하나의 주체로 행동하면서 EU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면서 "영국의 탈퇴 결정으로 인해 생기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우선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달말까지 협상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한 뒤 내달 말 장관급회담을 뒤 4월 29일 EU 정상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EU와 영국 간 본격적인 협상은 5월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60년 역사 위기 맞은 EU···영국VS EU 협상순서 놓고 벌써 갈등
영국의 탈퇴로 EU가 입는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최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탈 EU 바람이 거세지면서 유럽의 공동체 역할을 해왔던 EU의 위기론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영국과 EU의 이혼절차는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측은 탈퇴비용과 합의절차를 놓고 벌써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EU 측은 영국이 탈퇴를 하기 위해서는 EU 회원국으로서 영국이 이미 부담하기로 약속한 금액 등 여러가지를 포함해 600억 유로(약 72조 원)를 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영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게다가 영국은 탈퇴 협상과 함께 FTA 협상을 함께 진행하고자 하는 입장이지만, EU는 탈퇴 협상이 우선이며 탈퇴비용 문제를 마무리 지은 후 FTA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협상 내용에서도 단일시장권 접근과 노동자 이동의 자유 보장을 놓고도 영국과 EU는 맞서고 있다. EU는 영국이 원하는 대로 단일시장권 접근을 원한다면서 영국 역시 EU의 원칙인 사람(노동자) 이동의 자유를 수용해야 한다며 대립하고 있다. 이밖에도 안보·국방, 사법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급변하는 국제상황에 맞춘 적절한 협상이 양측 간에 필요하다고 유럽 현지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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