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 배우 홍광호의 ‘미친’ 연기력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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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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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 살 지능의 지적장애인과 IQ 180의 천재 연기 완벽 소화

  • 바리톤 음색 어우러져 감동 배가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미스터 마우스’에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쇼노트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뮤지컬 배우 홍광호는 이미 공연 바닥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대스타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지킬 앤 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맨 오브 라만차’ 등 출연하는 뮤지컬마다 대박을 친 그는 2014년 한국 배우 최초로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해 ‘미스 사이공’의 튜이 역으로 세계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입증했다.

그런 홍광호가 대형 라이선스 작품이 아닌 중극장 규모(450석)의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에서 미친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앞서 2009년 소극장 규모(250석)의 창작 뮤지컬 ‘빨래’에서 몽골 이주노동자 역을 연기했지만, 이번 공연에선 본인이 직접 ‘미스터 마우스’의 재공연과 출연을 제안했을 정도로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미스터 마우스’는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대니얼 키스의 스테디 셀러 ‘앨저넌에게 꽃을(Flowers for Algernon)’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파파프로덕션이 창작뮤지컬로 제작해 초연했고, 2007년 재연했다.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미스터 마우스’에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쇼노트 제공]



공연은 실험을 통해 높은 지능을 갖게 된 인후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진실과 사랑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서른두 살이지만 일곱 살의 지능을 가진 인후는 우연한 기회로 ‘뇌 활동 증진 프로젝트’의 임상실험 대상자가 돼 수술을 통해 지능지수가 높아지지만 ‘실험용 쥐’ 취급을 받으며 혼란에 빠진다.

이야기의 구성은 다소 뻔하다. 인후가 혼자가 된 데에는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가족사가 있었고, 이는 신파적 요소와 결합돼 관객의 눈물샘 자극을 강요한다. 웃음 유발 요소로 삽입된 지킬 박사, 아인슈타인 박사, 스티브 잡스 등은 전체적인 극과 어우러진다기보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공연의 부족한 부분은 배우들의 열연과 열창으로 채워진다. 특히, 7세 지능의 순수함과 IQ 180의 지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홍광호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가슴으로 느끼는 진심을 강조하며 여러 사랑 관련 명언을 읊을 땐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미스터 마우스’에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쇼노트 제공]



홍광호 특유의 바리톤 음색 역시 여전하다. 가슴 따뜻해지는 가사와 함께 부드러운 멜로디가 홍광호의 풍부한 성량에 더해질 때면 극이 전하는 메시지의 감동이 배가된다. 강 박사 역의 배우 문종원과의 듀엣도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미스터 마우스’는 뮤지컬이지만 연극적 요소가 강해 공연 넘버를 기대한 관객의 기준엔 조금 못 미칠 수 있지만, 홍광호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기엔 제격인 작품이다. 사랑과 행복에 대한 고찰은 이 작품만이 열어줄 수 있는 감상의 통로다. 공연은 오는 5월 1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미스터 마우스’에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쇼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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