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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기고] 현지서 바라 본 필리핀 발전의 '열쇠'는 '청렴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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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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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마닐라 한국국제학교 12학년 강산천

[ 사진=필리핀마닐라 한국국제학교 12학년 강산천]


필리핀에 있는 대형 마트에 가보면 필리핀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사람들은 외국 제품에 열광을 하고 자국 제품은 거들 떠 보지도 않는다. 한국 사람들이 삼성 휴대폰이나 현대 차를 선호하는 것과는 다소 상반되는 광경이다.

그렇다고 이를 두고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애국심이 약해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는 필리핀 산 제품이 다른 나라의 제품과의 질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필리핀의 공업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물론 한국과 필리핀의 제2차 산업 '공업'을 비교한다는 것은 마치 장성한 어른과 갓 태어난 어린 아이를 비교하는 것만큼 불공정하고 무의미하다.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과 필리핀의 경제 성장 동력에서 우선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성장 동력은 제4차 산업이라 불리는 반도체 및 IT를 바탕으로 하는 수출에 의한 성장 동력을 가져오는데 반해, 필리핀은 관광과 내수, 해외노동자 파견 수입에서 그 성장 동력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과 필리핀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및 중동건설경기로 인하여 경제가 점차 발전하면서,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증가하고, 중동 건설경기로 인하여 사세가 확장된 기업들의 내구재 생산에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공업은 내구재 중심의 발전이 가속화 되었다.

석유, 광물 등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기업들은 자동차, 반도체 등의 고부가가치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원자재 수입 후 생산 수출로 이어지는 경제구조를 확립한 반면, 필리핀 공업은 1950년대 미국의 경제원조를 기반으로 필리핀 제조업 분야의 성장을 이룩하였지만 이후 마르코스 정권의 방만한 지출과 부정부패로 필리핀의 재정위기를 자초했다.

이에 실시한 마르코스의 각종 정책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지에 힘입어 새롭게 투자된 공공자금이 친 마르코스 국영기업으로만 유입되고 경제 실무자의 부패 및 1979년 제2차 석유파동으로 필리핀의 공업화 의지는 좌초되었다,

그 이후 선출되는 대통령마다 경제개발 6개년 계획을 발표하지만, 그때 마다 발생되는 군부의 쿠데타 및 자연재해 등으로 인하여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1차 농산물의 수출, 해외인력 파견, 관광사업으로 벌어 들이는 외화로 나라가 운영되고 있는 경제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필리핀은 아직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을 만한 제품의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나라의 발전과정을 보면 생필품의 증가, 내수재의 증가, 서비스산업의 발전 등의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자본은 내수재의 생산 등에 재투자되어, 더욱 발전된 제품의 생산을 꾀하는 반면 필리핀의 경우 각 부분이 같이 성장하고 있는 성향을 보이며, 이는 전체 인구의 80%를 웃도는 빈민층의 의식주 생필품의 비중과 내구소비재의 수요도 같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계통의 부자들이 이를 위한 생산시설의 확충을 도모하지 않고 저가의 중국제품을 수입하여, 그 많은 소비재를 단순 판매로, 단지 상류계층의 부(富) 축적에만 공을 들이고 있어서 필리핀 경제는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에서의 공업은 단순 노동력을 이용한 의류 등의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싼 노동력을 이용한 한국, 일본, 미국 등의 각종 첨단 산업 제품의 단순 부분조립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기 없는 공업도시로 알려진 마닐라 인근 카비테에 입주한 많은 기업들이 주로 단순 조립 등의 시설을 갖춘 외국계 회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예전 한국 70년대-80년대 대규모로 진행되었던 중동건설 붐은 한국의 기업과 국민들에게 생활수준의 향상 및 중동 진출 기업의 수익을 창출하여 그 수익이 한국내 공업화에 큰 동력이 되었다.

그에 반해, 필리핀의 경우 내수경기의 침체로 인한 제조업 부진 및 필리핀 국내 고용악화로 자국 내 일거리를 찾지 못한 많은 노동력이 해외로 진출하였고, 이는 단지 해외근로자 가족의 단순 생활비 소비만으로 이어져, 기업의 필리핀내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단순 소비재 판매만으로 큰 부를 축적한 제조업 분야에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인 세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세수가 부족하여 공기업들은 투자를 진행할 수 없고 그런 현상은 인프라 부족으로 이어지며, 인프라 부족은 제조업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며, 제조업 부진은 고용창출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래서 빈곤이 지속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전 세계 선진국의 경우 각종 신기술로 무장한 반도체, 반도체 장비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생산 수출함으로써, 그 나라의 경제성장 동력을 가져오는데 반해, 아직도 농수산물, 광물 등의 천연자원 수출이 주요 수출품인 필리핀으로서는 그 해답이 모호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필리핀은 자국기업에 의한 제2차 산업 육성을 꾀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제2차 산업 분야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하여 풀어나가려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각 정권마다 외국인투자에 대한 우대조치 등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지금 필리핀으로서는 낙후된 공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필리핀은 현재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외국자본을 유치하여 최우선적으로 도로를 건설하고,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건설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느낌이다. 필리핀에는 높은 교육열과 풍부한 노동력과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어, 청렴한 정치가 구현된다는 전제 하에, 필리핀의 발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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