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구시대적 교육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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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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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나중에 졸업하고 보면 학생 때 공부 잘했다고 잘사는 게 아니더라.”

“공부 못했어도 사회생활 잘해 성공한 애들이 많더라.”

최근 20년 경력이 넘는 한 고등학교 교사에게서 들은 얘기다.

“요즘은 점수 보고 직원을 뽑는 게 아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주로 본다고.”

“얼마나 다른 사람과 협력을 잘하는지가 회사에서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

지인들이 모임에서 하던 이야기들도 머리에서 맴돈다.

대선 후보들의 교육 공약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감동을 줄 만한 내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교육 시스템은 뒤져 있다.

여전히 아이들은 학교에서 힘들어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뭐가 달라질까 떠올려 보지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준비가 된 대통령 후보들인지 의문이다.

당초 오는 12월에서 7개월이 넘게 선거가 당겨졌으니 자신들도 당황스럽긴 했겠지만 지난 대선이 끝난 지는 4년의 시간이 흘렀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지난번 출마한 경험이 있고, 안철수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캠프를 꾸려본 경험이 있는데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어느 지인의 중학교 3학년 자녀는 최근 “교육과정도 우리부터 바뀌고 수능을 두 번 볼지도 모른대”라며 “우리를 실험쥐 취급하는 것 같아”라고 푸념을 했다고 한다.

현 중학교 3학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고 수능도 개편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당장 새 정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 개편안을 바로 내놓아야 한다.

문재인 후보 측에 물어보니 일단 기존 교육부가 추진하던 내용을 보고 다시 의견수렴 후 결정하겠다고 한다.

안 후보 측도 2021 수능 개편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는 듯했다.

큰 공약만을 검토하다 보니 구체적인 사안들은 정보가 부족했다.

2021 수능 개편안의 쟁점이 무엇인지, 사안의 흐름에 대한 파악이 없는 듯했다.

양 후보 측의 접근은 수능 절대평가나 자격고사 전환, EBS 연계 정책의 변화 추진 정도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문·이과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2021 수능부터 공통과목만 시험을 볼 것인지 아니면 고교 수업 정상화를 위해 선택과목까지 치르도록 할 것인지 등의 쟁점에는 관심이 덜했다.

교육부는 당초 내달 2021 수능 개편안 초안을 선보이고 의견수렴을 거쳐 7월에 확정을 하겠다는 일정이었지만 대선이 앞당겨지면서 공청회 날짜도 잡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 초안 발표일을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다.

당장 새 정부 들어 시급하게 결정해야 하는 2021 수능 개편안과 관련해 대통령 후보 측이 별다른 방안이 없어 보여 우려된다.

사교육 대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대응이 없다.

물으면 '공약을 제대로 실천하면 저절로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만 한다.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72개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가 최근 나왔다.

누구나 요즘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불안해하며 학원을 보낸다.

이미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도 모두가 예전의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

변화는 이미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더구나 상위권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시대다.

대선 후 새 정부가 흐름에 맞는 교육 정책을 추진해 시대에 역행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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