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원도심 일원에서 그림과 조형물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도심 속 미술전람회,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7'이 지난 22일 개최됐다.
울산 중구청과 울산시가 후원하고 경상일보사가 주최한 '문화의거리 아트프로젝트 울산 2017'은 2013년 문화의 거리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올해로 5회째 개최되는 대규모 거리미술제다.
'안, 도시, 뜰'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현대미술의 경계 안에서 도시를 배경으로 창작의 뜰을 펼치는 곳이 아트프로젝트라는 의미로, 국내외 유명작가 60여명이 참여해 현시대 예술을 조망한다.
올해 행사는 문화의거리 일원과 인근 민간 갤러리 11곳은 물론,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인 종갓집 예술창작소와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옛 학성여관(마로니에 커피숍), 울산도호부의 도충소(都摠所)였던 태화서원 등에서 진행된다.
9일간 펼쳐지는 이번 행사엔 국내 작가인 권순관, 김교만, 이이남, 이정윤, 유영운, 정정주, 동아대 학생팀, 울산대 학생팀 등이, 외국작가인 니콜라 루빈스테인(프랑스), 제롬 보터린(프랑스), 가오 루윈(중국) 등이 참여했다.
울산의 근대화시기를 함께 한 옛 학성여관 1층엔 김교만 작가가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이중적 환영을 만드는 화면으로 재현과 표현의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는 작품을 내걸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미디어 맨'이라는 제목으로 잡지와 전단지, 스티로폼 등으로 사람의 모습의 전시물을 만든 유영운 작가는 보는 이로 하여금 거대 매스 미디어의 면면을 대변하는 온갖 인쇄물과 실존적 자아의 관계구도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태화서원에 전시된 정정주 작가의 '응시의 도시'는 소형 비디오카메라와 비디오 프로젝터로 구성돼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공간의 아우라가 어떠한 시각적 조건을 통해서 경험되는가를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사람들의 발길을 끈 작품은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 모양의 대형 에드벌룬은 이정윤 작가의 'A Falling Trunk'.
문화의거리 내 야외전시공간에도 1점 더 설치되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시대에 순응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코끼리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공감을 샀다.
작품을 본 김선미 씨(35·부산)는 "자신과 맞지 않는 붉은 하이힐을 신고 있는 코끼리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은 채 살아가는 나 자신을 되돌아 봤다"며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드는 작품이지만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공감했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공예작가들의 작업실이 되고 있는 종갓집 예술창작소엔 완성된 패션소품, 가방, 천연염색 공예품 등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판매장 겸 전시장이 있어 이를 관람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도 있어 사람들의 손길을 끌었다.
부대행사로 진행됐던 아트프리마켓과 거리공연, 캐리커쳐 등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개막 첫 날인 지난 22일엔 개막식으로 '김미정과k뮤직'팀의 색소폰 연주, '악크앙상블'팀의 플롯 연주, 울산인디밴드클럽의 공연, 행위예술가 '이혁발'씨의 퍼포먼스가 펼쳐져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시장소 8개소 이상 관람하고 스탬프를 찍은 시민들에겐 문화의거리 인근 커피숍(숨, 구빙담, 조우, 차담, 페이지104, 피프티세븐)과 울산큰애기야시장 20%할인을 제공해 먹을거리를 즐기는 재미도 더 했다.
개막식에서 홍순환 예술감독은 "중구 문화의거리는 원도심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가진 곳으로 울산의 다양한 문화현상들이 공존하는 문화지구와 같다"며 "전국적으로 울산 문화의 거리를 홍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유형의 국제미술제 모델을 구축해 미술도시 울산 중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중구청장은 "울산방문의 해인 올해를 기점으로 아트프로젝트 행사가 더욱 성장해 울산큰애기야시장, 시립미술관과 연계된 미술관광도시 울산 중구의 브랜드 미술제가 되길 바란다"며 "2019올해의 관광도시 때는 원도심이 진정한 미술관광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