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췄지만 흥행은 글쎄…케이뱅크 청약 첫날 반응 '미지근'

  • 2021년 카뱅과 대비되는 청약 열기

  • 첫날 마감 증거금 6082억원에 그쳐

서울 중구 소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서울 중구 소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올해 첫 IPO ‘대어’로 꼽힌 케이뱅크가 일반 청약 첫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으로 낮췄지만 투자자 반응은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와는 확연히 달랐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첫날(20일) 오후 4시 마감 기준 주관·인수사인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에 몰린 청약 증거금은 약 6082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각각 7.88대 1, 8.74대 1, 45.24대 1을 기록했으며 청약 건수는 약 32만51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카카오뱅크는 당시 일반 청약 첫날 증거금 약 12조522억원, 통합 경쟁률 37.8대 1을 기록하며 ‘역대급 흥행’을 이어갔다. 청약 건수 역시 약 96만건에 달했다.

케이뱅크는 앞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8300~9500원)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했다. 총 공모액은 4980억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3673억원 수준이다. 두 번째 상장 도전 당시 5조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됐던 것과 비교하면 몸값을 크게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가격 메리트는 분명하다는 평가와 함께 인터넷은행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가 세 차례 상장에 도전하는 사이 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졌다”며 “특히 순이자마진(NIM)이 다른 인터넷은행 대비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인터넷은행이 플랫폼 기업에 가까운 성장주로 평가받았다면, 최근에는 금리 환경 변화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영향으로 전통 은행업과 유사한 수익 구조가 부각되면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장 기대보다 수익성과 건전성을 중시하는 투자 기조가 강화된 점 역시 청약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관건은 23일 청약 마감 결과다. 첫날 증거금 규모만 놓고 보면 폭발적인 흥행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통상 공모주 청약은 마감일에 자금이 몰리는 ‘막판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만, 이번에도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을 만한 자금 유입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몸값을 낮췄음에도 투자심리를 단숨에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코스피 반등과 금융주 재평가 흐름이 변수로 거론되지만, 인터넷은행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청약 열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에 부여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성장 기대에 기반하지만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가계대출 중심 포트폴리오와 강화된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성장 둔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성장성을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주가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IPO 흥행 여부는 공모가 할인 효과보다 인터넷은행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 신뢰를 얼마나 회복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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