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직접투자 역대 최대…中 줄고·美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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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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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직접투자가 최근 몇 년 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베트남에는 시장 확보와 제조 공장 설립 등을 이유로 투자가 많이 늘었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외투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총액은 지난해 352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7년 231억 달러에서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하지만 대 중국 투자는 2007년 57억 달러에서 지난해 33억 달러로 감소했다. 특히 증감을 거듭하다 2013년 52억 달러로 급증했으나 이듬해인 2014년 32억 달러, 2015년에는 30억 달러까지 줄었다. 2014년 들어 대 중국 직접투자가 줄어든 이유는 삼성전자의 70억 달러 규모 시안(西安) 반도체공장 건설이 2013년 일단락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드(
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과의 교역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우라나라에 대한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도 감소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 1분기 중국의 한국 투자는 신고액 1억6300만 달러, 도착액 4100만 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4%, 17.9% 줄었다. 반면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직접투자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대 미국 투자는 129억 달러로 중국(33억 달러)의 4배에 달했다.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늘었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장기업인 미국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 3년간 미국에서 인수한 기업만 10여개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도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현대자동차도 향후 5년간 31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에 공장 건설 등을 요구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견조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베트남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22억7000만 달러로 2013년(11억5000만 달러)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연 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풍부한 노동력, 저렴한 임금으로 주목받으며 베트남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용덕 IBK경제연구소 박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중국은 성장 둔화와 자국 기업 우대 정책, 임금 상승 등으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감소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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