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농협강도 피의자 1개월 전부터 범행 계획… 현장 답사만 6차례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농협에서 발생한 총기강도 사건 피의자 김모씨(43)가 1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산경찰서 관계자는 김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1억원이 넘는 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범행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결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과도한 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려 오다 은행을 털기로 계획하고 자인농협 하남지점을 여섯 차례 사전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사전 답사 과정에서 청원경찰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 폐쇄회로(CC)TV가 없는 농로를 이용했으며, 번호판이 확인되지 않는 자전거를 타고 범행을 저지른 치밀함도 보였다.

아울러 범행 당시 모자와 넥워머로 얼굴 대부분을 가렸고 지문을 묻어날 것을 우려해 양손에는 장갑을 착용했다. 또 말을 최대한 짧게 해 신분 노출을 최대한 줄였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말할 때 더듬는 성향이 있어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면서 "현재까지 그의 단독범행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2003년 직장 상사 지인의 집에 갔다가 창고에서 우연히 권총과 실탄을 발견해 약 15년 동안 자신의 트렁크에 보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권총은 45구경으로 미국에서 1942∼1945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3일 특수강도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김씨의 혐의에 살인미수를 포함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