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전 세계 축구계 전설로 통하는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의 후예들이다. U-20 월드컵에서 무려 6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최다 우승국이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쉽지 않은 상대로 여겨졌다. 우려도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은 보란 듯이 아르헨티나를 제압했다.
여기에는 아르헨티나를 겨냥한 맞춤형 전술 '스리백'이 있었다.
한국은 개인기가 좋은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막기 위해 스리백(3-back) 수비로 뒤를 든든하게 하는 3-4-3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아르헨티나전의 승부처를 중원 싸움으로 보고 허리를 강화하면서 상대 공격에 순간적으로 미드필더 좌우 윙백이 수비에 가담하는 것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실전에서는 포백(4-back)을 주로 썼다. 1차전 기니와 경기에서도 그랬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전을 대비해 포백과 함께 스리백도 병행해 훈련했다.
대표팀은 지난 11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스리백을 들고나왔다. 결과는 2-0 승리, 우루과이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지난 14일 세네갈과 경기에서도 스리백을 다시 한 번 시험한 뒤 이날 아르헨티나와 실전에 들고나왔다.
스리백을 쓰면서 공격은 이승우와 조영욱의 빠른 발을 이용했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겨주면 역습으로 전방을 휘젓는 전술이었다.
전술은 적중했다.
이상민(숭실대)-김승우(연세대)-정태욱(아주대)이 늘어선 스리백은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좌우 윙백의 윤종규(서울)와 이유현(전남)도 수비에 힘을 보탰다.
후반 5분 0-2로 쫓긴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에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삼각편대를 활용한 공격 역시 효과는 만점이었다.
두 골 모두 이승우와 조영욱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으로 만들어졌다.
전반 18분 윤종규가 후방에서 내준 볼을 이승우가 40m를 질주하는 역습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또 전반 42분에는 김승우가 한 번에 내준 공을 조영욱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여기에 어린 선수들답지 않은 투혼도 승리에 큰 힘이 됐다.
아르헨티나의 반격에 한 골을 내주면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고, 몸은 지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은 34년 만에 4강에 오르겠다는 집념과 투지 하나로 끝까지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막아냈다.
마지막 심판의 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 모든 것을 토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아르헨티나를 꺾으면서 16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이제 16강을 넘어 8강, 4강 진출이 꿈이 아닌 현실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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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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