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바카르 탐바두 감비아 법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새 정부 출범 이후 진행한 반부패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 23년간 감비아를 통치한 자메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망명을 떠나기 전 이와 같은 금액을 국고에서 훔쳤다고 밝힌 것으로 AFP가 이날 보도했다.
이날 법무부 장관의 발표는 그간 자메의 국고 횡령 금액을 두고 감비아 내에서 설왕설래가 오가던 중 정확한 수치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탐바두 장관은 "자메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소행이나 혹은 그의 지시로 최소 5천만 달러의 금액이 국고에서 빠져나갔다"면서 지난 2013년~2017년 중앙은행과 국영 통신회사 감텔(Gamtel)로부터 국고가 인출됐다고 설명했다.
장관은 "우리는 오늘 자메의 감비아 내 재산과 자메 관련 기업들의 자금을 동결하는 법원 명령서를 발부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장관은 또 이번 법원 명령서에 자메 개인 명의나 차명으로 개설된 88개의 은행계좌와 그와 관련된 14개 기업명의 은행계좌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자메는 재임 시절 제과점에서부터 농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업체를 운영했으며 종종 성공적인 기업들을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강제로 인수해 비난을 받았다.
앞서 감비아 경찰은 지난 16일 자메의 친척 3명이 최근 자메 소유의 가축을 처분한 데 대해 절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혀 망명을 떠난 자메가 아직도 국내에 연락책을 심어두고 있다는 의혹을 증폭 시켰다.
탐바두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밝혀진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힌 가운데 마이 파티 내무장관은 자메가 망명을 떠난 후에도 미화 1천100만 달러(한화 123억 원)를 빼냈으며 화물기를 이용해 여러 대의 고급 승용차도 실어갔다고 비난했다.
지난 1994년 29세에 쿠데타로 집권하고서 23년 동안 감비아를 철권 통치한 자메는 지난해 말 실시된 대선에서 아다마 바로우 현(現) 대통령에 패했다.
선거 직후 그는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뒤집고 국가비상사태 선포, 임기 연장 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의 군사 개입위협에 올 1월 21일 적도 기니로 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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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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