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오는 7월 7∼8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베를린에서 별도로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조윤제 유럽연합(EU)·독일 특사는 24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나서 한국언론과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조 특사는 메르켈 총리가 배석한 외교 보좌진에 7월 6일께 문 대통령과 베를린에서 회담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다그치듯 지시했다고 소개하고 "앞서 문 대통령 당선 축하 통화 후 서로 많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개인적인 느낌을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독일 정부가 그동안 한국의 발전 과정에서 지원과 도움을 준 것에 사의를 전하고, 새 정부의 가치와 철학이 독일 정부와 공통점이 많은 만큼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메르켈 총리가 기후변화 대처와 자유무역주의 등 글로벌 이슈를 다루며 국제무대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것에 존경을 표하고 북한 핵 문제 해결 등에서 한국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조 특사는 설명했다.
조 특사는 특히, 독일과 EU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문 대통령이 스스로 결단한 것이자 한국 역대 정부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사회경제정책과 중소기업 문제, 인더스트리 4.0 등 독일이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자는 뜻도 밝혔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발전(개발) 아젠다를 주도한 것을 짚은 뒤 아프리카 국가들을 예로 들어 이 아젠다를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확인했다.
조 특사는 지난 22일 오후 마르쿠스 에더러 독일 외교부 차관과의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는 그가 "북한을 상대로 해서 이제는 제재와 더불어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에더러 차관은 이와 함께 과거 동, 서독 분단 시절을 언급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 역사유적 발굴을 위한 독일의 지원 사업 같은 비정치적 교류, 북핵 문제 해결에서 미국 등 안보 이해가 직결되지 않은 유럽의 '쿠션' 같은 역할도 강조했다고 조 특사는 덧붙였다.
이번 특사단에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창순 전 주독일 공사, 조문환 전 국민성장 사무국장, 배기찬 전 문재인 대통령후보 외교특보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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