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중국을 분석하고 한국과 비교·대조하며, '대륙'의 미래를 전망하는 책들은 어느새 우리 서점가의 단골손님이 됐다. 특히 비즈니스와 관련해 '어떻게 해야 중국 그리고 중국인을 상대로 성공할 수 있는가?' 등을 다룬 서적들은 그 제목마저도 비슷비슷하다.
이런 상황에 어린 학생의 눈으로 중국을 바라본, 아니 중국을 있는 그대로 느낀 책이 나와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8 차이나'의 저자 서원규는 올해 19살이 됐다. 그는 지난 2004년 신문기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발을 들였고, 12년간 중국살이를 하며 '워 짜이 베이징'(我在北京, 나는 베이징에 있다)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를 운영해 왔다.
이 책은 그가 한국 학교와 중국 학교를 오가며 느낀 한·중 사이의 차이점을 비롯해 샤오황디(小皇帝)로 자란 중국 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이방인의 심정과 방황, 중국 청소년들과 나눈 우정, 중국 적응기와 필살기 등 '소년'의 눈에 비친 중국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이 책은 중국으로의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주효하다. 저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중국의 명문학교로 전학을 가 미국·스페인·북한의 고위층 자제들과 어울렸고, 태자당의 산실이자 베이징 최고의 명문학교로 꼽히는 '북4중' 입시에서 낙방하며 입시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인민대학부속중학교 편입에 성공했고, 중국 최고의 수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짝퉁'과 '싸구려' 상품이 횡행하는 곳, 아파트에 들어서면 몇 층으로 갈지 알아서 버튼을 척척 눌러주는 누나들이 있는 곳 그리고 새로 산 자전거를 아파트 경비가 지키는 출입구에서 도둑맞기도 하는 곳…. 여섯 살 아이가 수염이 거뭇하게 자랄 때까지 보고 듣고 느낀 중국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나는 평생 중국과 이별하지 못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저자의 몸은 이제 중국을 떠났지만 그의 마음은 늘 그곳에 있다. 마치 그가 여섯 살 때 문을 연 블로그 제목처럼.
216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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