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웨스턴 디지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도시바가 지난 28일 ‘방해 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도쿄지방법원에 제소한 것에 대해 “소장이 도착하지 않고 코멘트 할 수 없다”면서 “(이미 제기된) 국제 중재 법원과 미국 법원에 등 두 법원의 심리에 따라 분쟁 해결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도시바는 주총 직후 웨스턴 디지털을 상대로 부정 경쟁행위의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요구한다며 도쿄 지방 법원에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웨스틴 기지털측이 매각에 대해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며, 경쟁을 부정하게 왜곡하고 있다면서 1200억엔(한화 약 1조222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했다.
또한 도시바는 이날 양사 합작 투자 사업장인 욧카이치 공장에 대한 웨스턴 디지털 직원들의 합작 및 공동개발 중인 기술에 대한 정보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지난달에 같은 조치를 내리면서 도시바 메모리에 이관했던 욧카이치 자산을 회수한 바 있다.
웨스틴 디지털은 욧카이치 공장 정보 접근 차단 조치에 대해 “도시바 뿐만 아니라 양사 고객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양사는 미국 실리콘 밸리 개발 거점과 욧카이치 공장, 요코하마시 오후나 사업소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메모리 반도체 설계 및 개발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도시바의 정보 접근 차단 조치로 양사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 업무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웨스틴 디지털은 또한 “우리도 욧카이치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바와 웨스턴 디지털간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 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당초 28일로 예정됐던 시한을 넘긴 ‘한·미·일’ 연합과의 도시바 메모리 매각 협상은 현재 언제까지라는 마무리 될 것이라는 시한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한·미·일 연합은 국부펀드인 일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고 있으며, 일본 정책투자은행과 4개 일본 기업, 미국의 투자펀드인 베인 캐피탈과 한국의 SK하이닉스 등이 대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웨스턴 디지털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을 잡고,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을 끌어들인 새로운 ‘미·일 연합’ 형태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웨스턴 디지털은 자사와 도시바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출자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이용해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를 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법원은 웨스턴 디지철이 제소한 도시바 메모리 매각 중단 소송에 대한 첫 심리를 연다. 심리 결과 법원이 매각 금지 결정을 내리면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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