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거장들의 귀환…여름 서점가 활기 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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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기자
입력 2017-07-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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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카미 하루키·베르나르 베르베르·김영하 신작 '주목'

(왼쪽부터)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 [사진=문학동네·열린책들 제공]


박상훈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접어드는 가운데, 무라카미 하루키·베르나르 베르베르·김영하 등 '소설 거장'들의 작품이 서점가를 달구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대표 김기호·김석환)의 지난주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무라카미가 '1Q84' 이후 7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2편(문학동네)은 나란히 1·2위에 올라 오랜만에 '하루키 열풍'을 재현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예스24에서 지난달 30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1만200여 권의 판매량(7월 7일 기준)을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무라카미의 이번 작품은 화가인 30대 이혼남성이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으며,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일본에선 출간 한 달여 만에 130만부 이상 팔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난징대학살' 등을 다뤄 일부 우익세력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소설 속 한 등장인물은 "일본군이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거해 여기에서 대량의 살인이 일어났다. 전투가 끝난 뒤의 살인도 있었다. 일본군은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어서 항복한 병사와 시민 대부분을 살해하고 말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일부 우익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매국노"라고까지 하며 그를 성토했다.

그러나 무라카미는 지난 4월 일본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역사라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 집합적인 기억"이라며 "따라서 이를 과거의 일로 치부해 잊으려 하거나 바꾸려 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일본 사회에서 과거사를 부정하는 역사 수정주의 움직임이 퍼져 있는 것에 쓴소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말 출간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열린책들)과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문학동네)도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베르베르가 4년 만에 선보인 소설 잠 1편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해 6월 넷째 주와 다섯째 주 연속 2주간 1위를 차지했고, 현재 주간 베스트셀러 3위에 올라 있는 김영하의 신작 단편집 오직 두 사람은 출간 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영하 작가 [사진=연합뉴스]


이번 신작 소설들은 30대 독자들의 구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눈길을 끈다. 기사단장 죽이기와 잠은 30대 남성 구매율이 각각 28.2%와 22.2%로 가장 높았고, 오직 두 사람은 전체 구매자 중 약 75%가 30~4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스24의 2017년 소설 분야 누적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는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을 비롯해 '기린의 날개'(히가시노 게이고·재인), '공터에서'(김훈·해냄),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공지영·해냄), '브루클린의 소녀'(기욤 뮈소·밝은세상) 등도 소설 붐을 지속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조선영 예스24 도서팀장은 "7월은 전통적으로 소설 성수기인데, 국내외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신작이 맞물리며 올해는 소설 시장이 더욱 활황을 보인다"며 "작년 한강의 '채식주의자' 열풍 이후 문학계에 다시 찾아온 소설 열풍이 여름 시즌을 이끌어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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