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기자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인 춘원 이광수(1892∼1950)의 '무정'(無情) 초판본이 공개됐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은 이 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생이자 국어교사 출신인 유모씨(75)가 최근 기증한 무정 초판본을 17일 공개했다.
이광수는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126회에 걸쳐 무정을 연재했고, 이듬해 7월 출판사 '신문관'이 초판본을 인쇄·발행했다. 무정 초판본은 당시 1000부 발행됐지만, 현재까지 전해진 초판본은 한국현대문학관이 소장 중인 1부가 유일했다.
그렇지만 현대문학관 소장본은 표지 장정(裝幀)이 없어진 상태라, 1920년 발행된 재판본을 통해 초판본의 겉모습을 추정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초판본은 표지, 책등, 판권지 등의 상태가 온전해 1918년 발행 당시의 모습이 확인 가능하다.
학교 측은 "1910년대 발행된 소설들의 표지는 통속적인 게 대다수였는데, 무정 초판본 표지는 그림 없이 단정한 글씨로 작가·제목·발행사만 인쇄돼 있다"며 "판권지에 찍힌 스탬프로 이 초판본이 전주 대화정 남문통(현재 전주시 전동)에 있는 '동문관'에서 판매된 서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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