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증권 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졸속매각 규탄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조합원들이 SK그룹으로부터 헌신짝처럼 버려졌다는 의미로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양성모 기자]
“졸속매각 진행되니 똥파리가 붙는구나” SK증권 노조가 외친 구호 중 일부다.
SK증권 노조는 인수 유력 후보로 큐캐피탈이 거론되는데 대해 ‘마바라’, ‘똥파리’ 등 거침없는 단어를 사용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노조는 큐캐피탈로 매각이 이뤄질 경우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SK증권 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졸속매각 규탄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이규동 사무금융노조 SK증권지부장은 “지난 6일 350명이 모여 졸속매각을 중지하고 원점부터 매각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지만 2주가 지난 지금도 그룹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그룹 수뇌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지만 앵무새 말 되풀이 하듯 예정대로 일정에 따라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서신을 전달했으며 장동현 SK주식회사 사장과 조경목 SK주식회사 재무부문장(부사장)과 만남을 갖고 매각을 원점으로 돌려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증권 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졸속매각 규탄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규동 사무금융노조 SK증권지부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양성모 기자]
이날 노조는 강한 어조를 통해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중인 큐캐피탈을 비판했다.
이규동 지부장은 “큐캐피탈은 금융업계에서는 평판이 나쁜 회사로 소문나 있다”면서 “그런 마바라(가벼운 투자자를 일컫는 속어)와 같은 회사가 고객이 위탁한 4조원의 자금과 수천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회사를 사겠다고 나선 것은 돈을 빼내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큐캐피탈이 잇따른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수혈한 데 대해 이 지부장은 “자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큐캐피탈측에 물었더니 SK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면서 “우선매수협상자로 선정도 안됐는데 무슨 근거로 입찰을 받은 것 마냥 행동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미 SK그룹와 말이 맞춰진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SK증권 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서 졸속매각 규탄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SK증권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여한 인원은 약 500여명 수준이다. 이날 집회에는 정규직 이외에도 비정규직 직원들도 참여해 생존권과 직결되는 졸속매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냈다.[사진=양성모 기자]
그는 “시장에서는 이미 이번 매각이 큐캐피탈로 내정된 게 아니냐는 말들이 있다”면서 “그룹은 이러한 내정설과 비선실세의혹 등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라도 큐캐피탈의 입찰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석연치 않은 자금거래를 통해 개인과 개인회사의 배만 불리는 회사에 매각하는 것은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우린 이시각부터 SK그룹을 믿지 않겠다”면서 “1000여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성장한 우리 회사가 망해가는 것을 볼 수 없어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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