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들이 보유한 평균 부동산 가격은 28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가계 부동산자산 평균(2억5000만원)의 11배에 달하는 수치다. 부자의 수 역시 전년 대비 15% 증가한 24만2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절반 가량(44%)은 서울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부자 수는 약 24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2012년 16만3000명에서 연평균 10%씩 증가한 셈이다. 이들의 보유 금융자산 규모도 4년 동안 366조원에서 552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국민의 상위 0.47%가 총 가계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한 꼴로,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연구소는 국제 경기 회복과 주식·부동산시장 상승세 속에서 보다 능동적으로 수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 여력 확대 등의 요인이 부자 수와 금융자산 증가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부자의 수가 10만7000명으로 전체 부자의 44.2%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5만명·20.8%), 부산(1만7000명·6.9%) 등의 순이었다.
다만 서울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비중은 2014년 37.5%에서 지난해 36.1%로 떨어졌다. 경기도에서도 성남과 용인, 고양 등 상위 3개 시의 비중이 같은 기간 43.8%에서 42.3%로 하락했다.
이들의 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이 52.2%로 가장 많았고 금융(44.2%), 기타(3.6%)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자산 비중은 2012년(56.9%)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감소해 51.4%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금융자산과 동반 상승했다.
부자들이 보유한 평균 부동산 가격은 28억6000만원이며 이들 중 50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비중이 14.8%, 100억원 이상은 4.3%였다.
최초 구매 시기는 1990년대 후반이 21.6%, 2000년대 초반이 17.6%로 각각 조사됐다. 1990년대 초반에 구매했다는 응답은 16.9%를 차지했다. 구매 지역은 서울 강남(30.9%), 서울 강북(19.4%), 경기(18.7%), 대구·경북(9.4%) 순이었다. 최초 구입 부동산은 아파트가 76.6%로 압도적이었다.
부동산 경기와 관련해선 긍정적 인식이 27.2%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부정적 인식은 같은 기간 7.1% 증가한 28.1%를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와 정책 변화에 따른 변동성 등의 우려가 뒤섞인 결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앞으로의 포트폴리오 운용에서 투자용 부동산을 증가시키겠다는 비율이 42.8%로 가장 높았다. 아울러 수익·위험을 모두 고려했을 때의 선호 투자처도 국내 부동산(32.2%)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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