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출범 열흘 만에 전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지만, 정작 카카오뱅크의 수장인 이용우 공동대표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카카오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O2O 플랫폼 중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사업이 사실상 전무해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시너지 효과는커녕 성공에 대한 부담감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우 대표는 동원증권을 거쳐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 등을 지낸 베테랑 금융전략 전문가다. 그러나 카카오 사업 전반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는 카카오로 자리를 옮긴 뒤에야 그룹 내 다른 사업이 수익성을 갖추지 못해 카카오뱅크도 생각만큼 그룹 내 힘을 받지 못할 것을 알게 됐다.
실제로 카카오가 운영 중인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파킹 등 모빌리티 사업부문은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뚜렷한 수익 모델은 없는 서비스다. 올 1분기 전체 매출(4438억원) 가운데 모빌리티 부문(124억원)의 비중은 3%에도 못 미칠 정도로 미미하다.
눈에 띄는 재무 성과는 없지만, 이용자 확대와 운영을 위해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비용 덩어리' 같은 존재인 셈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하면서 카카오와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카카오 계정 연동과 카카오톡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 외 별다른 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출범 몇 일 전까지 카카오페이와의 제휴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간편송금서비스 분야에서 '집안 싸움'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뱅크월렛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자체 카카오페이 서비스와 겹치는 것으로 판단해 교통정리 차원에서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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