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리뷰]뮤지컬 ‘레베카’ 부재의 비밀이 공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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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7-09-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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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릴러 영화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 '레베카' 모티브

  • 레베카 둘러싼 댄버스·막심·나(I)의 관계 흥미로워

한국에서 네 번째 공연에 돌입한 뮤지컬 '레베카'가 서스펜스 뮤지컬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오싹하다. 의문투성이의 맨덜리 저택은 알면 알수록 숨겨진 비밀이 많은 곳이다. 이미 망자(亡者)가 된 레베카 부인의 흔적은 여전히 집 안 곳곳에 남아 있다.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집사 댄버스 부인의 집착과 그녀의 얘기를 병적으로 꺼려하는 막심 드 윈터의 불안이 공포를 극대화 시킨다.

​뮤지컬 ‘레베카’는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으로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반열에 오른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으로 영국의 대표적 여류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1938년 작 소설 ‘레베카’와 스릴러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1940년 영화 ‘레베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올해 ‘레베카’는 네 번째 공연이다. 2013년 초연을 올린 ‘레베카’는 당시 5주 연속 티켓 예매율 1위, 평균 객석 점유율 90%란 진기록을 세우며 한국 서스펜스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4년 블루스퀘어, 2016년 예술의전당 공연 역시 평균 91% 관객 점유율로 흥행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야기는 아내 레베카와 사별한 영국 귀족 막심 드 윈터, 그와 사랑에 빠진 ‘나(I)’, 레베카에 대한 그리움과 광기에 사로잡힌 댄버스 부인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극의 제목은 레베카지만 그 주변 인물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구조가 흥미롭다.

공연 중간 레베카의 한이 서린 듯한 파도 소리는 극의 기괴함을 더하는 동시에 댄버스 부인의 섬뜩한 정신 상태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칠흑 같이 어두운 드레스와 큰 표정 없는 얼굴, 일정한 목소리의 댄버스 부인은 관객의 극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한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지난 2013년과 2014년 공연에서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아 탁월한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옥주현은 이번 공연에서도 한 층 노련해진 느낌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첫 악역이었던 댄버스 역이 이제는 옥주현의 대표 캐릭터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이번에 새롭게 막심 역으로 합류한 배우 정성화 역시 ‘믿고 보는 배우’란 수식어가 어울릴만한 능력을 보여줬다. ‘영웅’ ‘킹키부츠’ 등 그동안 배우 정성화를 각인시켰던 기존 작품과 결이 다른 ‘레베카’를 선택해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지난해까지 전세계 동원 관객 수 160만명, 공연 횟수 1800회를 기록하며 흥행 신화를 써 내려 가고 있는 ‘레베카’는 올해도 대표곡 ‘레베카’ 등 감미로운 넘버와 화려한 무대, 시대상을 반영한 의상으로 순항 중이다. ‘레베카’의 성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연은 11월 12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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