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사까지 개입…度 넘은 KB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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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7-09-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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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종규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

  • "사측 개입 의심…여론 조작 시도"

  • 업계선 "지나친 경영 간섭" 주장

KB금융 노조의 경영 간섭이 도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가 경영진 인사에 노골적으로 간섭,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KB금융 노조는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의 연임 찬반 의사를 묻는 노조 설문조사에 사측의 개입이 상당히 의심된다"며 "사내 익명게시판을 통해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5~6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윤 회장 연임 여부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1만6101명 중 1만1105명이 응답한 가운데 쿠키 삭제와 단말기 조작으로 중복 응답의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에 대해 "개입하지 않았다"며 노사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찬반 투표에 사측의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공동조사를 통해 노조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KB노조의 움직임에 업계 일각에서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노조의 지나친 경영 간섭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다른 금융회사들에 미칠 파장도 크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KB노조가 앞서 밝힌 추천 인사의 이사진 합류가 성사될 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노동자 추천 이사제'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KB금융 노조가 다른 목적을 가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노조 추천 이사진의 경우 적어도 은행장, 나아가 회장을 노조 입맛에 따라 뽑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 행위를 바로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경영진 인사에 너무 깊숙히 개입하는 것도 보기 좋진 않다"고 말했다. 임금과 복지 등의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KB노조의 각종 의혹 제기가 윤 회장의 연임을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아직 숏리스트도 추리지 않았고, 인선이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윤 회장의 연임을 확정한 듯한 움직임이다"며 "노조 측이 무언가를 더 얻어 내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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