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방중 앞둔 트럼프, 협상 선점용 '심리전'···중국은 ‘무덤덤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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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7-09-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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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파괴" 언급하며 북한 거센 압박

  • 직접 언급 안했지만 중국 겨냥 의도

  • 中, 말려들지 않으려 차분한 분위기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초강경 발언을 쏟아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완전파괴’까지 거론하며 대북 선전포고에 가까운 수위로 북한을 압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역사상 어떤 미국 대통령도 상대국에 이처럼 갈등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외교·안보 주요 관료들도 군사옵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미국의 대북 전쟁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핵충돌로 세계를 위태롭게 하는 북한과 거래하고, 지원하는 것을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지구상에 그 어떤 나라도 이 범죄집단의 핵무기와 미사일 무장을 통해 이익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대중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백악관은 지난 13일 중국계 사모펀드인 캐넌브리지의 미국 반도체 기업 래티스반도체 인수 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어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8일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보조금을 주고 기술 이전을 강요하며 시장을 왜곡하는 중국의 조직적인 노력은 세계무역 시스템에서 전례가 없는 위협"이라고 했다.

또 무역법 301조에 따라 조사 중인 중국의 지식재산권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 결과를) 속단하고 싶지 않다"고 여지를 남기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20일자 사설에서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겨냥해 “중국을 표적으로 한 301 조사가 중국의 양보를 이끈다 여기지 말라”며 “중국은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고, 문 뒤에 몽둥이가 여러 개 세워져 있다”며 공갈 협박에 가까운 표현으로 분노를 드러냈다.

반면 중국 정부와 관료들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태도다.

미국 백악관은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 통화를 갖고 "핵·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두 정상의 대화에서 북핵 문제에 관한 내용은 "두 정상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교환했다"가 전부였다.

왕이(王毅) 외교부 장관은 같은 날 뉴욕에서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만나 “올해는 중·미 관계 회복 45주년이 되는 해로, 45년간 중·미 관계의 발전은 협력이 유일하고 정확한 선택임을 입증했다”며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중이 중·미 양국의 발전을 더욱 추진하고, 양국의 인민과 각국 인민들에 혜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15일 워싱턴 주미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건국 68주년 기념행사에서 “중·미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되어 양국이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국과 일본 등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역내 상황을 악화시키는 길"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중국의 독자적인 원유공급 중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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