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서울 용산에서 신기술 앞세워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서 각각 1승 1패씩을 주고받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이하 티센크루프)가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48층 규모의 복합단지를 두고 다시 한 번 경쟁을 예고했다.
용산 지역은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좌초되면서 위기를 겪었지만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3개동 40층 규모의 호텔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면서 엘리베이터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용산지역에서 첫 대형 수주의 쾌거는 현대엘레베이터가 포문을 열었다. 지난 2015년 8월 현대엘리베이터는 대우건설이 짓는 ‘용산 호텔’ 승강기 전량을 수주했다.
이에 따라 서울 용산호텔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 적용된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분속 240m급 23대, 210m급 4대 등 고속기종을 포함해 엘리베이터 33대, 에스컬레이터 10대, 덤웨이터 1대 등 총 44대가 설치된다”라며 “기술력, 공사 수행능력, 유지보수 능력 등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티센크루프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치고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수주를 따내며 설욕했다.
이 수주전에서 승리한 티센크루프는 트윈 엘리베이터 16개 시스템을 포함해 엘리베이터 36대와 에스컬레이터 6대 등 총 42대의 승강기를 내달까지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트윈 엘리베이터는 하나의 승강로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독립적으로 운행해 층간이동이 잦은 건물에 최적화된 승강기를 말한다.
티센크루프에 따르면 단일 건물에 16개의 트윈 엘리베이터 시스템이 설치되는 것은 국내 최대 규모다.
티센크루프 독일 본사, 국내 영업팀과 제조팀 간 조화를 수주 비결로 꼽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독일 본사의 컨설팅팀과 한국의 국내영업팀, 천안공장 제조팀이 긴밀히 협조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최종 수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이 용산 지역 대형 수주전에서 1승 1패씩을 주고받은 양 사는 현대차그룹의 복합 단지 개발에 다시 한 번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는 건물 착공이 결정되면 견적 등을 구성해 타당성을 따져야 하므로 가장 먼저 입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라며 “복합단지가 대형규모인 만큼 모든 업계가 신기술을 내세워 수주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용산호텔 수주 경쟁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혼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이 짓는 용산호텔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건설이 준공하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티센크르푸가 수주하며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일각의 시선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