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9일 “경찰의 징계부가금 징수율이 30%에도 못 미치고, 미납액은 11억 원 이상 누적됐다”며 “공직사회의 ‘제 식구 봐주기’ 관행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0년 이후 경찰 징계부가금 납부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찰 공무원에게 부과된 징계부가금 총 16억여 원 중 4억 7572만 원만 납부돼, 징수율은 29.7%, 미납액은 총 11억 2443만 원으로 집계됐다.
징계부가금은 공무원이 금품·향응 수수, 공금횡령 등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했을 경우 징계처분과는 별도로 수수·유용 금액의 5배 이내에서 부과되는 제도다.
이에 대해 경찰 측에서는 “미납자 대부분이 파면이나 해임처분으로 퇴직했기 때문에 징계부가금 징수율이 낮다”고 해명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퇴직했다고 해서 징계부가금 납부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도 경찰청은 사실상 납부를 강제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징계부가금은 60일 이내에 납부되지 않으면 관할 세무서에 징수업무가 이관되는데, 세무서를 통한 경찰 징계부가금 징수 건수는 전무하다”며 “세무서 의뢰 후 5년이 지나면 ‘징수 불가능’으로 감면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징수업무를 세무서로 넘기고, 세무서는 손 놓고 있는 사이 징계부가금 납부 대상자들은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아왔다”며 “시민들이 과태료나 벌금을 제때 내지 못하면 가산금이나 재산압류 등 불이익을 받고, 고액·상습 체납자는 구치소 등에 감치 되기도 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국민에게는 쇠방망이, 제 식구에게는 솜방망이를 대는 식으로는 공권력이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공직사회의 금품·향응 수수 차단이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 비리 공무원의 공무원연금 압류, 예금 압류를 포함한 징계부가금 징수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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