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눈’은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을 넘어 중국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49년으로 향하고 있었다.·
시 주석은 18일 개막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집권 1기 동안 강화한 절대권력 체제를 바탕으로 덩샤오핑 이래 중국 공산당이 꿈꿔왔던 ‘샤오캉(小康) 사회’ 실현과 사회주의 현대 강국 구체화라는 2개의 ‘중국몽(中國夢)’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 샤오캉 사회 실현은 물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2049년)까지를 내다보면서 ‘두 개의 100년’을 집권 2기에 세분화한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자신의 정치 철학을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고 규정하며,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식 연설(업무보고)에서 자신의 집권 1기 임기 5년 동안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이미 형성됐다고 강조하며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이번 당대회의 주제”라고 밝혔다.
이번 개막식 연설은 3시간(3시간 25분) 넘게 이어진 동안 이어졌다. 중국어판 연설문은 단어 3만여개로, A4용지 68쪽에 달했다.
시 주석이 보고에서 가장 많이 쓴 표현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69회)였다. 이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32회), ‘반부패 투쟁’(20회), ‘샤오캉 사회 실현’(17회),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7회) 순으로 시 주석의 후반기 정책 방향을 보여줬다.
그가 언급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의 전체 구도는 5위 일체(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문명 건설)이고, 전략구도는 4개 전면(샤오캉 사회 건설·개혁심화·의법치국·종엄치당)이다.
시 주석은 집권 2기 이후 중국의 목표와 과정을 구체적인 시기로 나눠 자세하게 설명했다. 먼저 2020~2035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실현한 기초 위에 경제력과 과학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혁신형 국가를 이룰 것임을 강조했다.
2035년부터 21세기 중반(2049년)에는 사회주의 현대화를 이룩한 기초 위에 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문명(5위일체)을 한층 발전시켜 종합 국력과 국제 영향력에서 선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신의 임기인 2022년을 넘어선 기간까지 청사진을 제시하며 절대권력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은 그간 사상해방, 실사구시, 시대와 함께하는 전진, 진실추구, 변증법 유물론 및 유물사관을 견지하면서 새로운 시대 환경과 실천적 요구에 긴밀히 부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운 시각으로 당정 규율과 사회주의 건설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힘겨운 이론적 탐색을 통해 이론 측면에서 중대한 혁신적 성과를 거두고 ‘새로운 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형성했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집권 1기’ 성과를 설명하며 “새로운 시각의 이론 탐색으로 혁신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그는 자신의 치적으로 지난 5년 간 국내총생산(GDP)이 54조 위안에서 80조위안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고, 세계 경제 기여도가 30%를 초과했다고 소개했다.
사상의 명칭에는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덩샤오핑이 처음 제시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을 계승한 점을 강조함으로써 ‘포스트 덩샤오핑’ 지도자임을 내세웠다.
덩샤오핑은 1982년 12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노선을 천명하고 전면적인 개혁·개방을 시행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의 계승과 발전”이라며 “인민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행동 가이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의 당 지도(영도) 강화를 꼽았다. 시 주석은 연설 첫머리에서 “아편전쟁 이후의 치욕스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사회주의의 위대한 승리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강화만이 중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재차 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당의 영도 강화는 곧 당의 ‘핵심’인 자신의 권력 강화로 이어진다.
군에 대해서도 “군은 당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면서 “당의 지도하에 인민해방군은 2049년에 세계 일류 군대로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외교 정책과 관련해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손해를 감수할 것이라는 헛꿈을 그 어떤 국가도 꿔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현안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핵심 이익 침해라고 간주한 각종 이슈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독립 노선을 걷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향해서는 “어떤 사람이나 어떤 조직, 어떤 정당이든지 대만 독립을 책동하고 중국 영토를 분열시키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영토의 완결성을 위해 조국 통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