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자들이 서울 주요 도심 오피스 빌딩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매년 5~6%의 투자수익률을 꾸준히 거둘 수 있는데다 한국 경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장기 투자처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매력적인 오피스 빌딩 매물이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어 외국인들의 투자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외신 및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쎈다스-싱브릿지그룹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을 1억24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000억원)에 매입하고 한국에서 다섯 번째 부동산 투자 신탁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오피스 빌딩을 꾸준히 매입해 왔다. 이에 현재 아남타워, 시티은행센터, 종로플레이스 등 서울 주요 도심의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몇 년새 외국계 투자자들이 서울 도심의 오피스 빌딩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리나라 오피스 빌딩 거래 규모는 9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외국계 투자자가 4조9400억원(52%)을 차지했다. 외국계 투자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10년 만이다.
이는 임대수익률이 연 5~6% 수준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국이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경제성장률은 낮지만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울 도심의 경우 오피스 임대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또 북핵 리스크나 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은 여전히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져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캐나다계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작년 11월 2조5000억원에 서울 여의도 IFC 건물을 매입했다. 이는 삼성동 한전 부지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거래 금액이다. 미국계 블랙스톤도 작년 6월 역삼동 캐피탈타워를 4700억원에 사들였다. 유럽 부동산 사모펀드 AEW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페블스톤은 삼성동 삼성파이낸스빌딩, 회현동 프라임타워, 봉래동 HSBC빌딩을 매입했다.
현재 서울 주요 도심 안에 위치한 대형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자본의 오피스 빌딩 쇼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더케이트윈타워를 비롯해 퍼시픽타워, 에이스타워, 더유니스타타워, KDB생명타워 등이 매각을 추진 중이다. 강남에는 플래티넘타워와 로즈데일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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