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정부 수수료율 인하까지 예상되면서 순이익 하락을 우려하는 카드사들은 올해보다 더 큰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1만1874명으로 전년 동기(1만2106명) 대비 232명(1.9%)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카드다. 지난 2015년 상반기 2529명이었던 삼성카드 직원은 지난해 2270명에 이어 올해는 2078명까지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임원 감축은 2015년 말부터 시작됐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하나카드와 롯데카드 등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력 감축 대열에 동참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지면서 연간 7000억원의 순익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권 교체 후에는 우대 가맹점 확대로 또다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지고 있어 수익 하락을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카드사들의 대출사업에 제동을 걸었고, 법정 최고금리가 27.9%로 낮아진 데 이어 내년에 24%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여 카드사들은 사실상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카드업계의 3분기 순이익은 수직 하락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카드사의 3분기 순익은 4196억원으로 전년 동기(5246억원) 대비 20.0% 감소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곳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악화가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내년 말에도 가맹점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예고하면서 카드사들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죽하면 몇 년 안에 망하는 카드사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겠냐”며 “수 십년 간 주도해온 지급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정부의 관치금융으로 수익 하락을 면치 못하게 되면 인력 감축은 오늘만의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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