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지능화 혁신방안(과기부)',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중기부)', '청년이 찾아오는 스마트팜(농림부)', '재생에너지 3020을 통한 에너지 신산업 혁신성장 추진전략(산업부)', '핀테크 활성화를 통한 금융혁신(금융위)'.
정부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혁신성장 5대 선도사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국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의 기폭제가 될 혁신성장이 활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새로운 정책사업을 추진한다는 개념을 뛰어넘어 규제개혁을 시작으로 경제 및 사회적인 개혁까지 끌어낼 수 있도록 흔들림 없는 혁신 생태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정부가 내놓은 5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은 혁신성장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그동안 혁신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규제개혁은 뒷방 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가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 혁신성장 정책이지만, 이를 지탱할 혁신 생태계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이다.
재계는 김동연 부총리가 언급한 ‘안돼 공화국’을 떠올리며, 아직까지 복합쇼핑몰 규제조차 살펴보지 않는 현실을 개탄해 왔다.
‘서비스산업 혁신전략’을 비롯해 ‘은산분리 완화’,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정부가 추진하려는 규제개혁이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비난도 들린다.
이렇다 보니 포지티브 규제의 ‘안돼 공화국’에서 네거티브 규제의 ‘잘돼 공화국’으로 전환하기엔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같은 규제 개혁이 곧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창업이다.
중소기업청이 문재인 정부들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면서 벤처창업이 혁신성장의 견인 동력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미래 먹거리산업에 대한 갈증과 경제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신산업 발굴에 대한 정부의 기대와 달리, 현실은 아직도 척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창업 후 3~5년 내 도산한다는 의미의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이겨내지 못한 스타트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창업 아이템 발굴에 초점을 맞춘다는 지적도 있다.
창업단계에서 시작해 △제품개발 단계 △사업화단계 △성장단계 등 스타트업의 전생애에 걸친 단계적인 접근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지원 방식에서도 혁신이 요구된다.
정부 중심의 혁신성장 정책 추진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조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혁신벤처업계가 제시한 ‘혁신벤처 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 에는 규제혁신과 함께 민간주도 혁신이 담겨 있다.
재계뿐 아니라 학계 등 각 분야에서는 정부의 혁신성장이 성공하기 위해 규제개혁과 함께 △정치권개혁 △공직개혁 △대기업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번 예산안의 여야 합의 과정에서도 정치권의 정치공방에 내년 국가 살림살이가 액세서리로 전락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공직사회의 탁상행정이나 보신행정의 구태도 개혁대상으로 꼽힌다. 대기업 개혁 역시 혁신성장의 바통을 이어받는 필수요소로 시선을 모은다.
골목시장을 흡수하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베끼는 등 대기업의 불공정한 행태의 경우, 스스로 개선하지 않고선 혁신을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혁신성장은 정치권의 정파와 관계없이 한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쟁의 도구로 생각, 타협하거나 흔들어서는 안된다”며 “혁신은 장기적인 비전없이는 일궈내기 어려운 일인 만큼, 기술과 인재를 중심으로 쉽게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마련하는 게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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