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생물정화기술 업체 비제이씨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가 우리 회사에서 탈취한 기술자료와 미생물 분석 결과 등을 이용해 유사기술을 만들고 특허 출원한 뒤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비제이씨는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인 미생물로 2004년부터 현대차 설비에서 발생하는 독성유기화합물을 처리해왔다.
주장에 따르면 현대차는 비제이씨의 특허기술이자 단독 라이선스가 있는 미생물 3종, 6병을 훔쳐 산학협력 계약을 체결한 경북대에 보냈다. 또한 현대차 직원이 해당 자료를 이용, 경북대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엔씨엔지니어링 역시 "6년 사이 현대차에 두 번이나 기술탈취를 당했다"며 "현대차가 탈취한 기술을 다국적기업(SKF)으로 유출해 우리 회사는 파산에 직면했고 해외 시장 판로도 막혔다"고 밝혔다.
오엔씨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0년 3월 프레스설비 부품 개발을 요청했고, 2011년 5월 관련 부품을 개발해 현대차 담당자 요구에 따라 개발 제품 2세트를 무료 공급했다. 이후 현대차는 오엔씨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다른 제조업체로부터 납품받아 울산공장에 설치했다.
현대차는 이들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우선 비제이씨와 관련해서는 기존 특허가 공동 특허였기 때문에 기술 자료를 요청할 필요도 없었고, 제출했다고 주장한 자료는 비제이씨 측이 신규로 수입한 미생물제 제품 설명자료와 기존 공급하던 화학약품 설명서라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해당 설명서와 화학약품 관련 자료는 국내외 제조사 및 공급·수입사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하고, 비제이씨 측의 신규 미생물제는 악취 제거에 효과가 없다. 때문에 신규 제품은 현대차에 납품되지 않았다.
탈취했다던 미생물 3종, 6명은 물건이 납품되면서 해당 제품 검수를 위해 샘플을 제공받은 것이 전부이며 그 분석을 위해 경북대에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위 취득 논란에 대해서는 탈취 효과가 없던 제품의 실패 사례를 연구 배경으로 논문에 기재했을 뿐 해당 결과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특허심판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심판원은 현대차와 경북대가 공동 출원한 특허가 진보성이 부족해 무효 판결됐고, 기술탈취 주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3억원의 조정안 역시 객관성과 정확성이 담보되지 못해 조정 불성립으로 종결됐다고 전했다.
오엔씨의 경우는 2007년 설치된 프레스 이송장치의 볼스크류의 사용 수명 개선을 위해 2010년 설비 메이커에 ‘볼스크류 수명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의뢰해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의뢰 후 설비 메이커에서는 기존 제품(독일 렉스로스社)과 외형이 동일하고 수명 연장도 가능한 독일 BLIS사의 제품을 확인했다. 이어 국내 수입업체인 오엔씨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고 현대차에 회신했다. 오엔씨는 볼스크류 도소매 및 수입 판매하는 업체로 현대차는 기존에 개발돼 수입된 볼스크류 공급 및 사용 가능여부를 타진했을 뿐 자체 기술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한 현대차에 따르면 오엔씨는 BLIS사의 볼스크류 2세트를 현대차에 테스트용으로 납품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사용 테스트 후 구매 의사를 밝혔으나, 협력사 등록 없이 납품하지 않겠다고 해 공정에 적용하지 못했다.
때문에 현대차에 등록된 다른 납품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BLIS의 볼스크류는 타사에서도 수입하는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비제이씨와 오엔씨는 지난달 27일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수사기관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글옹을 청와대 사이트와 포털사이트 '다음'에 게시했다. 현재까지 청원에 동참한 인원은 2800여명이다.
현대차는 비제이씨의 주장과 관련해 민사소송, 공정위 재조사, 특허무효소송(2심) 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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