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운명의 날, 평창올림픽이 그를 구원할까

오늘 경영비리 혐의 1심 선고…공식후원 사업자로 변수될 지 주목

삼성 이건희 회장, IOC 위원으로 올림픽 유치 위해 특별사면 전례 있어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있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 세번째)이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스키연맹(FIS) 집행위원 회의에 앞서 17일 환영 만찬에서 집행위원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 제공]

총수일가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운명의 날을 맞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활발히 추진 중인 평창동계올림픽 후원 사업이 선고에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총수일가 경영비리(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구형했다. 신 회장이 이날 받아들 1심 선고장은 무죄, 실형, 집행유예 등 세 가지로 좁혀진다.

1심 선고의 최종 관건은 창업주이자 부친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주도한 경영비리에 신 회장이 관여한 정보를 재판부가 얼마나 감안할 것인가 여부다.

재계에서는 집행유예 없이 검찰이 실형을 선고한 만큼, 신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신 회장의 구형량은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이 구형된 신 총괄회장 다음으로 무겁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그룹을 앞세워 평창동계올림픽에 기여하고 있는 점이 선고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후원사인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은 조직위원회에 500억원을 공동후원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평창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품귀 현상을 일으킨 ‘평창 롱패딩’ 또한 롯데백화점이 개발한 아이템으로, 평창올림픽 분위기 띄우기에 일조했다.

오랜 스키 마니아인 신 회장 개인도 대한스키협회장 신분을 활용해 평창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선거 결심공판을 앞둔 현 시점까지 강원도 평창 일대 스키경기장을 찾아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스키대표선수들을 수시로 독려하고 있다. 이미 스키협회에 2020년까지 100억이상 후원도 약속한 상태다.

특히 지난 달에는 계속된 재판 일정 중에도 스위스 오버호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평창은 평화 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 관계자들에게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잠재우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FIS 집행위 위원으로 선출된 것을 기점으로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전세계를 오가며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이처럼 평창올림픽 홍보에 매진하는 것은 과거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평창올림픽 덕에 사면을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된 이 회장은 2008년 7월 조세포탈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자, 스스로 IOC 위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그러나 두 번의 유치 실패 끝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절실했던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듬해 12월 이 회장을 특별사면했다. 이후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다시 활약, 평창올림픽 유치에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내년 2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건희 회장만큼은 아니란 점에서, 1심 선고가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재벌 총수가 국익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재판부가 양형에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