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2일 열린 경영비리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한숨 돌리게 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오너일가 5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1년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겐 징역 4년, 벌금 35억원을 선고했다.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겐 징역 2년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롯데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신 회장은 이날 선고로 인신 구속되는 최악의 상태를 면한 터라, 안도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판정을 나온 그는 심경을 묻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서둘러 법원을 떠났다.
당초 롯데 측은 검찰의 구형량이 10년으로 워낙 높아,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막상 재판 결과가 나오자, 롯데 관계자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롯데그룹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서 경제발전과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번 선고를 기점으로 지난 10월 롯데지주 공식 출범에 이어 한일 롯데를 연결하는 호텔롯데 상장까지 마무리하는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대한스키협회장이자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 오너로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하지만 검찰이 이날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2·3심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예단할 수 없는 만큼 롯데 측은 향후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신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공판에 앞서 장인상을 당했다. 신 회장의 부인 오고 미나미(淡河眞奈美)씨의 부친 오고 요시마사(淡河義正) 전 다이세이(大成)건설 회장이 지난 21일 도쿄에서 노환으로 별세한 것. 전날 임종을 못 지킨 신 회장은 즉시 일본으로 건너가, 26일 고인의 발인까지 상주 역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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