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공개(IPO) 심사를 대기하는 기업 수가 올 들어 확연히 줄었다.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900개에 육박했던 IPO 심사 대기기업이 3분의 1 넘게 줄었다고 현지 일간지 베이징청년보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IPO 심사를 대기 중인 기업은 모두 287곳에 불과하다.
이로써 중국 본토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최소 2~3년에 달했던 IPO 심사 대기시간이 앞으로는 3~6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최근 들어 당국의 IPO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일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알아서 IPO 심사를 받기 전 '중도포기'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증권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IPO 심사 문턱을 대폭 높였다. 과거 실적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던 것에서 벗어나 관리시스템, 경영능력, 지속발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잣대로 기업을 마치 ‘현미경’ 보듯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부실기업을 솎아내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리스크를 미리 예방하자는 차원에서다.
실제로 증권관리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올 들어 IPO 심사를 거친 기업은 모두 96개로, 이 중 51개 기업만이 통과했다. IPO 심사 통과율이 약 52%로 절반에 불과한 것.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0개 기업이 IPO 심사를 거쳐 178개 기업이 심사를 통과하며 통과율이 85%에 달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중국의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두 달내 IPO 심사 대기 기업수가 100~200개로 더 줄어들 것"이라며 "이로써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서도 IPO 심사 평균 대기 시간이 국제적 통용 수준인 3~6개월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중국 본토 주식시장 IPO는 워낙 대기시간이 길어 기업들의 불만도 빗발쳤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아예 홍콩이나 뉴욕 등 해외 증시 상장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당국은 올 들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본토 증시에 적극 유치하기 위한 IPO ‘전용채널(綠色通道)'을 만들기도 했다. 이 채널을 이용하면 유니콘기업들은 IPO 신청에서부터 심사까지 한달 만에 끝마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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