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이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가레스 리더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과 대만, 동남아 국가들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국가가 중국에서 조립해 미국 등지로 수출하는 완제품에 쓰는 중간재를 가장 많이 수출하기 때문에 미국의 폭탄관세로 중국의 수출에 제동이 걸리면 연쇄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인 중간재다.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이 만들어 중국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거듭난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미국이 폭탄관세를 물릴 중국산 제품 최종 품목에 이런 가전제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이런 제품은 특성상 매우 통합적인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의 충격이 지역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신흥시장이 안 그래도 미국발 통화긴축 바람에 따른 자본유출, 통화가치 급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은 아시아지역 신흥국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 들어 4.2% 떨어지고, 대만달러는 1.7% 평가절하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달러, 태국 바트화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미국이 폭탄관세 표적으로 삼을 중국산 제품이 최종적으로 알려지기 전에는 미·중 무역전쟁이 아시아 국가들에 줄 충격의 강도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리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현재 중국에서 사오는 제품의 대체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충격파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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