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지난 26일 민정기 전 비서관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을 공개하며 법정 출석 불가 방침을 밝혔다. 27일 오후 2시 30분 전씨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자신의 회고록에서 "광주 사태 당시 고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며 "고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오월단체와 유가족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수사 끝에 지난 5월 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입장문을 통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진술과 심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가족들이 왕복 하는데만 10시간 걸리는 광주 법정에 무리하게 출석하는 것을 걱정해 재판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이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뒤 지금까지 의료진이 처방한 약을 복용해 오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현재 인지 능력은 회고록 출판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돼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어도 잠시 뒤 기억하지 못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재판을 하루 앞두고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회고록을 낸 사람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치매는 갑자기 발병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병원 의사 진단서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면서 "사법부가 이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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