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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故 임세원 교수, 우울증 앓던 경험으로 환자와 소통한 '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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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1-0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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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힘써

  •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책 출간해 환자 위로

[사진=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 ]


진료 중 환자에게 살해된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울증‧불안장애 등을 앓는 환자를 위해 20년간 노력해왔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임 교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임 교수는 2011년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로그램을 만들 당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모든 사람과 외국인이지만 한국어를 배운 사람들까지 모두 보고 듣고 말하기를 통해 서로를 지켜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는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7년에는 한국자살예방협회로부터 생명사랑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2016년에는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인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출간해 자신도 우울증을 앓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도 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며 환자와 공감대를 높였다. 본인이 경험했던 이야기로 환자를 위로했고, 자신이 발견한 해결방법을 함께 공유했다.

SNS만 봐도 환자를 향한 진심은 알 수 있다. 임 교수는 ‘힘들어도 오늘을 견뎌 보자고,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줘 보자고,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내용 등을 적었다.

이외에도 우울증‧불안장애 관련 연구도 꾸준히 해 학술논문 100여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고인은 본인에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질환으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였다“며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우리 사회의 리더"라고 말했다.

임 교수 사망 소식에 정부와 의료계뿐 아니라 환자와 다수 국민이 임 교수를 추모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정부 관계자와 정치권 인사의 조문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신과 진료현장 내 대피통로(후문) 마련, 비상벨 설치, 보안요원 배치,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등 안전실태를 파악하고, 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진료환경 안전 가이드라인을 구상할 계획이다.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의료진 폭행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정책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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