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 부주석이 10일 “미중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면서 미중 간 협력 강화는 양국의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수교 4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통해 “양국 관계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양국은 본래의 열망에 헌신하고 협력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공동의 이익을 찾아 확장시키며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고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양국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두 달 사이 왕 부주석의 뉘앙스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신은 "지난 11월만 해도 왕 부주석은 미중 정면충돌의 공포를 달래는 대신 중국이 제국주의 강대국에 의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강경 입장을 견지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왕 부주석은 중국이 독자의 길을 걸어갈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미국에 끌려다니지만은 않겠다는 자세를 시사했다.
왕 부주석의 이날 발언은 무역전쟁 휴전 후 미중 간 첫 대면 협상이 긍정적 기류 속에서 마무리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라 큰 관심이 쏠렸다. 앞서 양국은 7~9일 베이징에서 차관급 협상을 가졌는데, 양측 모두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무역합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주요 외신들은 무역전쟁으로 인해 실물 경기 냉각에 직면한 중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강제 이전 금리, 시장 개방 등 미국이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도 중국이 일정 부분 타협안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날 중국 상무부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구조적 변화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가오펑 상무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구조적 변화 문제는 이번 무역협상의 중요 부분이었다"며 "이 영역의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고 상호 이해를 증진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중 무역합의 전망을 두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중 무역전쟁이 사실상 미래 먹거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전쟁으로 규정된 만큼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설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 역시 이날 사평을 통해 "미중 간 무역협상이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니며 향후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내비쳤다.
이제 관심은 미중 고위급 회담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왕 부주석이 만나 무역 담판을 지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참석 여부는 셧다운 상황에 좌우될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