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기력이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질 때는 '제철 보양식'을 먹으며 맛과 건강을 잡는 것이 제격이다. 어떤 음식을 먹을까 생각하는 순간, 오동통 살이 오른 대개 속살이 뇌리를 스친다. '맞다. 겨울엔 이 맛이지, 울진 대게.'
몸통에서 뻗어나간 8개의 다리가 대나무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대게를 먹기 위해 짐을 꾸려 울진으로 향했다. 혀끝에 닿는 짭조름한 맛이 어느새 달콤함으로 변하는 겨울 별미 대게가 제철을 맞은 울진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치열한 눈치작전 거쳐 전국 각지로···대게 경매장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125587850.jpg)
경매장으로 향하는 붉은 대게. 크기 별 선별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대게는 칼슘과 인, 철 등의 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단백 건강식품이다. 내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주는 대게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겨울철 보양 식재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껍데기에는 면역력이 좋은 성분도 포함됐단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233151972.jpg)
경매장 바닥에 크기별로 깔린 붉은대게들[사진=기수정 기자]
항구가 어선들의 엔진소리로 부산해지더니 어부들이 갓 잡아온 붉은대게가 상자에 가득 실려 어선 밖으로 나온다.
위판장에 깔린 붉대게들이 아침 햇살을 받은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이색적인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틈은 없다. "관계자 아니면 비키세요, 비켜요." 좋은 대게를 차지하기 위한 상인들이 예민해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빨간 대개 군단이 금세 바닥에 깔리더니 크기별 분류작업이 재빠르게 이뤄진다. 그렇게 경매를 시작할 준비가 끝나니 모자를 쓴 경매사가 흥정에 나선다. 좋은 대게를 낙찰받으려는 상인들은 경매장에 가득 모여 집중을 한다.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며 입찰 금액을 적는 중매인들, 그리고 순식간에 낙찰자의 품에 안긴 대게는 손수레에 옮겨져 자리를 떠난다. 그렇게 전국 각지로 팔려나간 대게는 우리의 입맛을 돋운다.
◆꽉 찬 속살, 대게의 참맛을 알랑가 몰라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408128380.jpg)
왕돌회수산 주인장이 경매장에서 낙찰받은 울진대게(왼쪽)와 붉은대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식당의 주인장은 대게와 붉은대게(홍게)를 통째로 각각 큰 솥에 넣고 미지근한 물에 20분간 삶는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547572141.jpg)
대게의 참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대게찜[사진=기수정 기자]
통통하게 속살이 올라온 대게를 먹기 좋게 손질해 상에 내오니 갑자기 일행들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재빠른 손놀림만이 정적을 대신한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626595005.jpg)
대게의 참맛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대게찜. 먹기 좋게 손질돼 한 상에 차려진다. [사진=기수정 기자]
탱탱한 속살을 모두 발라 먹은 후에는 참기름과 김, 갖가지 채소와 대게 내장, 밥을 함께 비벼 게딱지에 담은 볶음밥을 먹는다. 신선한 야채와 함께 넣고 끓인 해물탕도 별미다.
울진 붉은대게와 소스를 넣고 자박자박하게 끓인 게짜박이는 색다른 별미다.
게짜박이를 최고의 궁합은 누룽지 밥이다. 달짝지근한 게짜박이를 누룽지밥 위에 얹어 쓱쓱 비벼 한입 맛보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그야말로 환상조합이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740102721.jpg)
겨울이 제철인 방어회[사진=기수정 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848972007.jpg)
먹기 좋게 삶아진 참문어 [사진=기수정 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4921396471.jpg)
밥과 대게 내장, 김가루, 참기름을 넣어 볶은 후 대게 딱지에 먹기 좋게 담아낸 게딱지 볶음밥[사진=기수정 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5126334510.jpg)
게짜박이. 매콤 달콤한 양념과 게살을 자박하게 끓인 음식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사진=기수정 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5234465415.jpg)
게짜박이. 매콤 달콤한 양념과 게살을 자박하게 끓인 음식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사진=기수정 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5303369863.jpg)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찜[사진=기수정 기자]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1/26/20190126205344309544.jpg)
경매장에 깔린 붉은대게들[사진=기수정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