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알리바바는 울었고 페이스북은 웃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때문이다.
애플과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중국 당국의 규제로 인해 중국 시장 의존도가 '제로(0)'인 페이스북은 같은 기간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 불거진 위기설을 말끔히 씻어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작년 4분기(2019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전년비 4.5% 감소한 843억1000만 달러(약 94조2600억원)를 기록했다. 순익은 199억7000만 달러로 동기간 0.5% 줄었다. 애플 매출과 순익이 함께 감소한 것은 10여년래 처음이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과 그로 인한 중국 소비 둔화에 따른 충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감소하면서 애플의 아이폰 고가 전략은 힘을 쓰지 못했다. 실제로 중국 내 매출은 131억7000만 달러로 전년비 27%나 급감했다.
중국 경기 둔화 여파는 미국 기업만 때린 게 아니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까지 파장이 닿았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2018년 회계년도 3분기) 매출이 1172억7800만 위안(약 1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41% 증가한 것이지만 3년래 가장 약한 증가율이다. 4분기 순익은 309억6400만 위안으로 전년비 33% 늘었다.
최근 알리바바는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연기하고 해외 출장경비를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지난해 대규모 이용자 정보 유출 악재로 한 동안 위기설에 휩싸였던 페이스북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해 놀라움을 안겼다.
4분기 페이스북은 169억 달러(약 18조 9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0% 급증했다. 순익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이 기간 순익은 전년비 61%나 뛰어오른 68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광고 매출 중 93%를 차지하는 모바일 광고가 전년비 89%나 증가하면서 실적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미래 실적을 엿볼 수 있는 사용자수도 증가 추세를 이어가면서 4분기에 일일 기준 활성 사용자수는 15억2000만 명에 달했다. 전 세계인 약 5명 중 1명은 매일 페이스북에 접속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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