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 혹은 당당..작지만 앙칼진 '도둑'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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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2-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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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작지만 앙칼진 간식 도둑 고양이를 검거했다는 소식이다. 이 고양이가 훔친 간식은 현장에서 모두 압수했다.

"아 이걸 잡히네.."

소현 씨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간식 도둑 검거했는데 반항 중"이라는 짤막한 문구와 함께 고양이 사진을 1장 게재했다.

사진 속 고양이는 검거돼 목덜미를 잡힌 상태에서도 입에 문 간식을 놓지 않고 있다. 간식에 대한 집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도둑 고양이는 소현 씨의 반려묘 5묘 중 막내인 4개월령 하비다. 하비는 프랑스어로 행복하다는 뜻이다.



소현 씨는 5묘 가족 중 셋째 레이와 넷째 리카에게 '앉아'를 교육하기 위해 간식을 꺼내 들었다가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레이와 리카는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소현 씨, 엄마, 동생 세 모녀가 힘을 합쳐 간식을 빼앗았지만, 소현 씨 손등에는 아직도 당시 생긴 상처가 선명했다.



소현 씨는 하비가 평소에도 형·누나가 먹는 참치나 간식에 관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자기도 간식 달라며 우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는데, 동정심 유발이 통하지 않자 이성을 잃고 달려든 모양이다.



하비는 소현 씨가 지인으로부터 입양한 고양이인데, 하비가 태어나는 순간도 함께 했을 만큼 소중한 아이다.

그러나 너무 오냐오냐 키운 것일까? 아직 어린 녀석이지만 다른 고양이들은 보이는 족족 다 때리고 다니는 모습에서 폭군의 기질이 보인다고 한다. 소현 씨는 "하비가 어디로 입양을 가든 무조건 서열 1위를 하겠다는 집념을 갖고 태어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간식을 노리는 맹수의 눈빛. 하비는 지난 절도 때도 이 곳에서 노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사람에게는 애굣덩어리라는데, 특히 잠을 잘 때면 꼭 소현 씨 팔베개를 찾아 소현 씨는 집에 올라가지 못하고 매일 고양이들과 함께 잔다.

"아니...그니까 먼저 주면 굳이 안 훔치잖아...요..."

그런 하비의 애교가 소현 씨의 서운함을 불러일으킨 엉뚱한 사건이 있었다.

소현 씨는 하비를 입양한 이후 소소한 자부심이 생겼다. 늘 소현 씨 무릎 위에 올라와 자는 하비가 자신을 가장 좋아하는 줄로만 알았다. 학창 시절 지겹도록 들어온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이 돼라"는 말뜻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하비가 자라면서 행동반경이 넓어지자 자연스레 다른 무릎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비가 다른 이의 무릎 위에서 식빵 굽는 모습을 처음 본 순간 소현 씨의 마음에는 비바람이 몰아쳤다.

고양이들과 함께 자는 소현 씨.

소현 씨는 "너무 예쁘고 매력적인 하비가 나만 바라보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이제는 그 바람이 잘못된 욕심이었다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SNS에 사진을 올린 것도 하비가 많은 분께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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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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