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되려면 수천만원? 수련병원 ‘입국비’ 관행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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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3-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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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사용내역 ‘알기 쉽지 않아’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전공의에게 원치 않는 ‘입국비’를 요구하는 병원들이 여전히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공의에게 요구하는 입국비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의사가 전문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 들어가 인턴과 전공의(레지던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기가 많은 수련병원은 경쟁률도 높다.

그러나 수련병원이 전공의에게 입국비를 받는 관행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입국비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약 2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70여개 수련병원 500여명의 전공의가 응답했다.

그 결과, 현재 근무하는 병원의 다른 과에 입국비 문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다는 전공의가 77.1%에 달했다. 다만, 현재 근무하는 전공과에 실제로 입국비를 내고 있는 전공의는 37.1%로 나타났다.

지불한 입국비는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국비를 내고 있다고 말한 응답자에게 액수를 조사한 결과, 50만~100만원이 16.7%, 100만~1000만원이 47.1%였다.

5000만원 이상을 냈다는 전공의도 3.3%나 됐다. 5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00만원씩 현금 2회와 1년치 밥값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불한 입국비 사용내역은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입국비 사용내역을 알지 못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75% 이상으로, 전공의 4명 중 3명은 자신이 낸 입국비 사용처를 몰랐다. 

대전협은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왕따나 교수님의 강요, 입국 불가 등의 불이익 때문에 입국비를 내고 있다”며 “입국비를 내지 않으면 분과 결정 시 원하는 곳이 아닌 분과를 선택하게끔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새로 입국하는 레지던트 1년차로부터 적지 않은 금액을 강요받았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전문의를 취득하고 나가는 레지던트에게도 퇴국비를 걷는다는 제보도 많다”며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돈을 걷어가는 부조리한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은 의료계에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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