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이곳에서 이의경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모친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었다.
그간 찾았던 여느 공공기관장의 빈소와 달리 조용하고 단출한 분위기였다. 빈소 입구에는 부의금을 받는 사람 대신 “고인의 뜻에 따라 조화 및 부의금을 사절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조문객들을 맞았다.
전날 이의경 식약처장은 취임 후 첫 국회 업무보고에 나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던 도중 비보를 접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으로 떠났다.
유족은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차분하게 장례를 치르고 있었다. 유족은 부의금과 조화를 모두 돌려보냈다. 이따금 친인척과 지인들이 조문을 위해 빈소를 방문할 뿐 외부인은 보이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 부의금, 조문을 모두 완곡하게 거절한다”고 설명했다.
외부인이 눈에 띄지 않는 빈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식약처 임직원 일동, 그의 모교인 서울대 동문 등의 조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15일 오전 9시 발인으로 이의경 식약처장 모친의 장례일정은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이 처장의 조용한 사모곡이 관가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과거 일부 공공기관장과 국회의원들의 경조사에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과도한 의전 등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식약처장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요란한 장례를 욕심낼 수 있었지만 이 처장은 그러지 않았다”며 “처장 임기는 이제 시작이지만 이번 장례만 봐도 앞으로의 역할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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