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권, 공시가격 인상에 조세 저항 있지만 매물은 글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경조 기자
입력 2019-03-17 14: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경. [사진=노경조 기자]

"고가 아파트에 살고 있어도 조세 저항은 있게 마련이다. 다만 대부분 버틸 여력이 되기 때문에 급매물이 속출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A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14일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영향으로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공시가격 인상 때문에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강남권 중개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청담삼익 및 홍실아파트가 위치한 청담역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16일 "일부는 보유세가 부담될 수 있겠지만, 재건축 단지는 매도가 쉽지 않고 향후 미래 가치를 따져봐도 갖고 있는 게 이익이기 때문에 공시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급매물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집값이 하락하고, 전망 또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집값 상승 요인인 재건축이라는 호재를 쉽게 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는 신반포4지구 통합 재건축 단지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재건축에 포함된 잠원동 신반포 8차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용면적 52.74㎡ 기준 공시가격이 지난해 6억5600만원에서 올해 9억2800만원으로 41.5%나 급등했다. 그러나 집주인들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용 52㎡가 지난해 1월 16억원에 거래되며 작년 최고가를 경신헀고, 전용 84㎡는 23억~24억원대를 호가한다.

현지 C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하면서 급매물을 찾는 사람들은 확실히 늘었지만, 거래할 물건 자체가 없다"며 "간혹 나오는 물건도 급매물이라고 할 만한 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지역을 찔러보는 것보다 한 지역을 정해서 매물 추이를 살피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아파트도 비슷한 처지다. 멀지 않은 위치에 반포동 반포자이도 전용 132㎡의 올해 공시가격이 19억9200만원으로 작년(16억원)보다 24.5% 오르는 등 큰 인상률을 보였지만, 그뿐이라는 게 일대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송파구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지만, 당장 이번에 발표된 공시가격의 영향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신천동 소재 D중개업소 대표는 "매매가 돌려는지 매물이 점차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갭투자가 많은 지역인 만큼 작년 9.13 부동산 대책부터 영향을 받아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는 최근 16억1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신고된 실거래가 17억원보다 약 1억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재건축의 바로미터 단지 중 하나로 꼽히던 곳이 가격 하락을 겪는 데에는 그만큼 거품이 껴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편 시·군·구별 최대 상승률을 보인 경기도 과천은 주공아파트 재건축이 맞물려,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매물이나 거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3기 신도시 개발로 토지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 반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큰 소란이 없다는 것이다.

현지 E중개업소 대표는 "대형 평형 위주로 일부 저렴하게 매물이 나왔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중·소형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재건축 속도에 따라 단지별로 가격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토지 문제가 더 뜨겁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